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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았다. 현실 감정이. 영화 '한낮의 피크닉'
    영화 후기 2022. 11. 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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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사소하고 미묘한 것들을 잘 포착한 영화. 

    가까운 사이이기에 굉장히 복잡하고 복합적인, 감정. 

     

    세 가지 단편 모음이다. 


    가족, 친구 그리고 여행, 아픔, 힐링
    세 가지 색깔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 모음집

    한낮의 피크닉(2018)_강동완 외

     

    포스터 이뿌넹. .


    영화에는 세 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가족과의 여행을 담은 ‘돌아오는 길엔’, 친구와의 여행을 담은 ‘대풍감- 바람을 기다리는 절벽’, 역시 친구와의 시간을 담은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입니다. 

    세 이야기 모두,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즉 그러한 관계이기에 여과없이 드러나고 마는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그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인물들은 진심을 내보이지 않기도, 내보이기도 합니다. 그것 때문에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고, 같은 문제를 가지고도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화를 내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모양의 양가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내용, 의미를 담은 제목

     

    첫번째 에피소드는 이십 대 후반, 삼십 대 초반 나이의 남매와 부모, 이 4인 가족이 하룻밤 캠핑을 하는 내용입니다.

     

    배우 김금순, 권해효, 곽민규, 윤혜리

     

    가족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양, 이들은 같이 있는 시간 내내 티격태격하면서도 느슨하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이들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서로 숨기고, 아쉬워합니다. 그러한 모습들이 소소하게, 그러면서도 예리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 모든 모습들은 텐트에 불이 붙는 사건이 생기는 바람에 어사무사해지고, 그렇게 그들은 또다시 가족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뭉치게 됩니다. 이에 ‘돌아오는 길엔’이라는 제목이 에피소드의 맨 마지막에 소개되면서, 여운과 여지를 적극적으로 남깁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대풍감- 바람을 기다리는 절벽’이라는 제목으로, 울릉도 대풍감으로 여행간 세 명의 청춘을 담았습니다.

     

    배우 서병준, 류경수, 김욱

     

    시기를 같이 보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상황을 안고 있는 이들. 배우 지망생이지만 뜻대로 안 풀리는 친구, 어머니가 암에 걸렸지만 돈이 없어 힘든 친구, 그다지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친구, 이 셋이 대화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무장해제된 상태로 너무나 현실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이들은 각자의 치부를 가지고 장난을 칠 만큼 가까운 사이이고,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그 아픔을 대신 해결해줄 수 없기에, ‘대풍감’이 전하는 것처럼 모든 것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 최선인 모습을 담았습니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감정을 드러내는 데 무딘 미혼 친구와, 남편과 싸우고 이 친구를 찾은 기혼 친구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배우 공민정, 이우정

     

    서로 상황은 다르지만 오랜 친구이기에 서로를 잘 알고, 소통에도 거리낌이 없는데, 그 다른 상황이 기어이 갈등을 만듭니다. 

    이 또한 두 여성의 현실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감정을 다루고 있어서 사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했으나 결국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되어,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마찰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가까운 사이이기에 가능한 감정 싸움으로, 이 에피소드에는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dx0ux3H0TA

     

    내적인 감정들, 장소를 지켜보는 재미

    이 영화의 묘미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에서 오는 내적, 외적인 갈등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 갈등은 갈등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친밀함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의미가 큽니다. 또한 가족과 친구를 가진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감정적 요소들을 넣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한편으로 이야기를 담은 장소들이 눈에 띕니다. 그다지 세련되게 보이지는 않는 캠핑 장소와 울릉도의 한적하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공간들, 또 평범한 동네 골목들과 집안 풍경들이 각 이야기를 받쳐줍니다. 여기에, 꼭 주변의 누군가를 보는 것과 같은 사실감 있는 연기가 공감을 더하는 영화 ‘한낮의 피크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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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