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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씁쓸한 우리의,배우의, 삶. 영화 '홀리 모터스'
    영화 후기 2022. 10. 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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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의 삶이기도 하고

    우리, 직업인의 삶이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좀 우울해지기까지 하는.

    우리 삶이지 뭐. 

     

    IMDb 평점 7.0/10


    스스로 열고 나가는 ‘연기’라는 문
    쉬지 않고 일하는 이들의 ‘거룩함’

    홀리 모터스(2012)_레오 카락스

     


    아주 독특한 영화입니다. 영화관 안의 소리 없는 관객들, 그리고 잠을 깨고 일어나 스스로 열쇠가 되어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는 한 사람. 그리고 이후, 아버지이자 사업가인 양 집을 나와 고급 리무진에 오르는 그 사람은 곧 스스로 특수한 분장을 하고는 밖으로 나갑니다. 

    이후로 그는 차 안에서 어떤 서류를 보고, 그에 따라 분장을 바꾸고, 차에서 내려 어느 현장에 가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반복합니다. 리무진 밖에서의 행위가 너무나 생생하면서도 비현실적인데, 그 이유는 그것이 ‘극’이기 때문입니다. 

     

    오스카(드니 라방)


    그, 오스카(드니 라방)는 배우입니다. 연기의 아름다움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밥도 차 안에서 먹으며 쉴 사이 없이 다음 연기를 위해 분장을 하고, 너무나 다양한 현장에 가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를 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모습들을 매우 신기한 분위기로 담아냈습니다. 그리고 시각적으로도 꽤 충격적인 장면들로 구성했습니다. 

     

    모션캡쳐 중


    영화 초반에는 오스카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지만, 이내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게끔 반복적으로 상황을 보여주며 구성상 안정감을 가집니다. 다만 내용상 예측이 불가하고, 괴이하거나 평범한 인물과 상황을 보여주면서 ‘극’적인 호기심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할머니 역할 중


    장애가 있는 할머니, 액션 모션 캡처 배우, 초록 정장을 한 추남, 한 소녀의 아빠, 반도네온 연주자, 살인자, 복면강도, 임종을 앞둔 노인, 배우 연인을 만났던 본인, 원숭이 가족의 구성원까지, 영화는 오스카 연기의 현장 즉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촬영 현장 즉 한 직업인의 현장을 보여줍니다. 

     

    겁나 충격적인 추남 캐릭터 열연 중
    반도네온 연주 중
    사춘기 소녀의 아빠 역할 중


    실제인지 영화인지 연극 혹은 뮤지컬인지
    현실이든 아니든, 늘 가면을 쓰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


    영화는 오스카의 다양한 변장과 연기, 상황들을 통해 묘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그 연기와 상황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놀랍기도 하고, ‘극’이 아니면 설명되기 힘든 그 오묘한 내용에 경악하게 되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6vhYGbTjqg 

     

    처음에는 오스카가 일을 준비하는 모습과 일을 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다가, 즉 차 안에서와 밖에서를 철저히 구분하다가, 중반 이후에는 차 밖에서도 현실과 섞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관객들이 오스카의 행위들이 ‘극’이라는 것에 적응할 때쯤, 그 극 안에서도 극을 깨는 모습들로 관객도 오스카도, 헷갈리게 하는 것입니다.   

     

    노인 역을 하고 난 후 자연스럽게 상대 배우와 소통을 하는 모습 또는 배우인 오스카의 전 연인이 뮤지컬처럼 배우의 삶을 노래로 회고하는 모습 등, 영화는 현실과 극의 경계 없이 하나로 묶고 있습니다. 

     

    연기 후, 수고하셨습니다- 요 느낌 재현.
    진지한데 어쩔 수 없이 '극'적이야. 대놓고 뮤지컬 시전.


    영화는 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삶이라고 말합니다. 가면을 쓰고 퇴근하는 매니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수다를 떠는 ‘홀리 모터스’의 리무진들까지. 이를 통해 영화는, 직업인으로써 쉬지 않고 가면을 쓰며 일하는 모든 이들과 모든 것들에게 씁쓸한 위로와 우울한 잔상을 남깁니다. 

     

    이제 퇴근한다
    가면쓰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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