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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 미묘. 이걸 표현해내다니. 영화 '우리들'
    영화 후기 2022. 7. 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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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랬던 것 같다. ㅎ어린 아이들의 세계. 절대 단순하지 않다.돌이켜 보면 우리도 그러했듯.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듯.


     

    소녀들의 복잡하고 오묘한 심리와 관계의 표현. 영화 '우리들'

     

    열한 살 소녀들의 관계의 역학
    단순하게 지나쳤던 복잡한 순간들

    우리들(2015)_윤가은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싸움의 한가운데에 있는 그 순간은 아이들에게 참 아프고,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힘듭니다. 치고 박고 싸우는 것보다도, 은근하게 따돌림을 당하는 분위기를 오롯이 감당해야 할 때 더욱 그럴 것입니다. 

    영화 ‘우리들’은 열한 살 아이들이 친구와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개인과 개인 그리고 또래집단 안에서의 사회적 관계 등의 역학적인 관계를 본능적으로 학습하고, 그 관계에 대응하는 모습들을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매우 잔인했던 순간의 포착

    영화는 첫 장면부터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듭니다. 그 장면은 다름 아닌 ‘편’ 먹는 장면입니다. 학교 수업 시간,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편을 가르고 있고, 그들의 목소리가 배경처럼 들리는 가운데 카메라는 한 소녀, 선(최수인)을 비춥니다. 

     

    선(최수인)


    편을 가르는 방식은 각 팀의 주장이 팀원을 한 명씩 골라가는 방식으로, 마지막에 남는 사람이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방식입니다. 선생님도 이 방식이 당연한 듯 넘어가고, 보는 관객들 역시 이 방식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선을 조명하고 있는 카메라는 이것이 얼마나 잔인한 지 일깨워 줍니다. 그렇게 선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운동장에서도, 교실에서도, 선은 친구들 사이에 끼어 보지도 못한 채 밀려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던 중 지아(설혜인)가 방학 전날 전학을 오고, 선과 지아는 바로 방학을 맞이하며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됩니다. 

     

    지아(설혜인)


    늘 혼자였던 선은 지아를 만나 행복한 방학을 보냅니다. 하지만 선은 지아보다 돈이 없어서 걸리는 일이 많고, 지아는 선이 엄마에게 사랑 받는 모습을 보며 틈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학교가 개학을 하자, 이들 사이는 거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집니다. 선과 지아는 학교와 학원에서 보라(이서연)라는 친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힘의 영향을 받으면서, 관계의 물살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게 됩니다. 

     

    보라(이서연)


    이 모든 순간들은 매우 복합적이고, 본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순수하면서도 지능적입니다. 영화는 이제 막 ‘십대’에 들어선 이들의 사회적 관계와 사적인 교류의 순간들을 포착해 섬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럼 언제 놀아. 난 그냥 놀고 싶은데.”

    선은 자꾸만 엉키는 친구 관계로 심경이 복잡합니다. 너무나 다양한 감정으로 얽혀 있는 이들의 관계는, 어떠한 단어나 형태로 정의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선은 어린 동생에게서 해답을 얻게 됩니다. 

    각자 친구와 싸워서 얼굴에 상처를 달고 있는 선과 동생. 선은 동생의 상처를 보고 화를 내며 말합니다. “걔가 다시 때렸다며. 그럼 또 때렸어야지.” 그랬더니 동생은 “때리고. 또 때리고. 그럼 언제 놀아. 난 그냥 놀고 싶은데.”

     


    사실 그저 놀고 싶은 마음에 싸우고, 화해하는 것입니다. 그 대사는 영화 전체를 울리는 대사이기도 한데, 이를 계기로 선은 지아에게 다시 손을 내밀고, 복잡한 또래집단 속에 함께 서게 됩니다. 

    영화는, 우리가 단순하다고 착각하기 쉬운 열한 살 인물들의 세계와 그 복잡한 심리를, 친구들 관계에 담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역학적 관계 묘사가 매우 섬세한 영화 ‘우리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7UdBIj-T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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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