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 .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하. 그 인물이, 그냥 개00인줄...

근데 뭐 나름대로 이유 있는 개00였다고 해야 하나...

정말 짜증나고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 인간 종류였음.

긴장감... 인물, 분위기에 집중,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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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 미묘한 심리를 심층적 은유적으로 표현한 영화 '파워 오브 도그'

 

그 개에게도 이유는 있었다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치밀하게, 은유적으로

파워 오브 도그(2021)_제인 캠피온

 

제목처럼, 영화는 개의 힘을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기에 아주 강하고, 주도적으로 불편한 분위기를 만드는 한 사람이 바로, 개입니다. 그는 자신의 힘을 물리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화학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입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대상이 자신의 증오로 인해 스스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매우 교묘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의 이름은 필(베네딕트 컴버배치)입니다. 동생 조지(제시 플레먼스)와 함께 목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필은 매우 남성적이고 무서울 정도로 위압적입니다. 그 괴팍하게 꼬여서 나오는 말과 행동들이 ‘저 인물은 왜 저러지’ 싶은 의문을 지속적으로 품게 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의문을 아주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최대한 느긋하게 그러나 매순간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서린 호흡으로 풀어냅니다. 

 

필(베네딕트 컴버배치)

필, 벤(제시 플레먼스)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 이야기
인물들의 심리를 단계적, 심층적으로

 

영화는 총 다섯 부분으로 구획을 나누었습니다. 이 구분에 의미는 분명합니다. 인물을 들여다보는 단계와 그 깊이의 변화로 인한 구분입니다. 

먼저 첫번째로 인물들의 캐릭터를 소개합니다. 때는 1925년 몬태나 배경으로, 필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나 동생 조지에게나, 혹은 식당 안의 사람들에게나 로즈(커스틴 던스트)나 로즈의 아들 피터(코디 스밋 맥피)에게나 권위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입니다. 못마땅한 것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사람을 조롱하며 비수를 꽂습니다. 자신의 권력으로 타인을 자신에게로 묶어두는 방법을 아는 인물입니다. 

두번째 챕터에 들어서면 조지와 로즈가 결혼을 합니다. 필은 이전부터 로즈와 피터를 싫어했던 터라 본격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데, 그 거부감의 형태가 묘합니다. 조지의 결혼 자체에 대한 묘한 열등감과 로즈에 대한 증오가 뒤섞여 있는데, 여기에서 필이라는 인물이 꽤나 복잡한 심리의 소유자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연이 무엇일지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합니다. 

세번째 챕터에서는 필의 불편함이 분명하게 표현됩니다. 보통은 동생의 결혼을 두고 행복을 빌지만, 필은 그렇지 않습니다. 필은 사실 좋은 대학을 나왔고, 악기 연주도 잘하고,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조지와 로즈를 계속 견제하며, 신경전을 일삼는 모습입니다.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언급되는 ‘브롱코 헨리’의 존재가 필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고, 이로 인해 고뇌하며 더욱 힘들어하는 모습을 통해 필 개인의 문제를 가늠하게 합니다. 또한 필이 로즈에게 정신적으로 가해하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데, 이때 필의 교묘한 가학성과 로즈의 정신적 피해가 도드라집니다. 

 

로즈(커스틴 던스트)

네번째 챕터에서 드디어 필의 약점이 노출됩니다. 이는 영화상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자신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들키면서 피터와 의도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영화의 전환점이 됩니다. 두 사람은 서로 필요에 의해서 가까워졌고, 그러면서 어느 정도의 신뢰를 쌓게 되지만, 그 와중에도 로즈는 점점 피폐해져 갑니다. 

 

그리고 피터의 심경은 더욱 알 수 없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필과 피터의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심리적 거리도 과연 그럴지, 의심을 품으면서 지켜보게 됩니다. 이것이 영화가 갖는 주요 분위기입니다. 인물들은 그 심리를 쉽게 드러내지 않고, 드러낸다고 해도 미묘하거나 꼬여 있기에, 관객 스스로 생각하면서 영화의 공기를 느끼며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입니다. ​

 

마지막 챕터에서는 모든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한순간에 꺼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로즈의 불안은 극심해지고, 이를 지켜보는 피터는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필 곁에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을 알렸던 내레이션이 ‘엄마가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엄마를 지킬 것’이라는 내용인데, 이 말이 실현되는 부분입니다. 이에 인물 피터가 더욱 부각되고, 처음부터 여성성이 강했던 피터와 남성성이 강했던 필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더욱 묘한 분위기로, 어쩌면 예상되었던 결말을 풀어냅니다. 

교묘하고, 미묘하게, 깊게 꼬인 심리 표현
이유 있는 개와, 개에게서 벗어난 사람들

영화는 인물 필을, 세력을 가진 개로 표현합니다. 그러면서도 필의 외롭고 어둡고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필의 로즈를 향한 가학성은 자신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었고, 그 행동의 동기를 덮어놓고 비난할 수만은 없도록 인물에 설득력을 부여하지만, 반대로 그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로즈를 조명하면서 결국 ‘개’의 힘을 제거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것입니다. 
 

 

한편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는 반복되는 잔잔한 배경음악과, 로즈의 피아노와 필의 악기 연주를 서늘한 심리 대비로 사용한 것, 피터의 꽃 만들기와 동물 해부의 상반된 모습 등 다양한 장치들을 영화의 긴장감을 형성하는 데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그 심리와 행동을 유추하며 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