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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하이든 하루야채? 아니 하루음악2. 점심음악 이야기 2020. 5. 9. 11:57반응형SMALL
점심이라고는 하지만 언제 들어도 좋긴 합니다.
야채는 거의 언제 먹어도 좋은 것처럼요.
하이든의 교향곡 6번, 7번, 8번
아침, 점심, 저녁을 들어보고 있습니다.
하루야채 시리즈가 딱 생각납니다;;;
하이든 교향곡 7번은 ‘낮’입니다.
‘점심’이라고도, ‘정오’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교향곡 6번에 이어 ‘하루 음악 시리즈’의 두 번째를 장식하는 곡입니다.
1761년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가에 궁정음악가로 취임한 후 발표한 곡으로,
점심 무렵의 따스한 기운이 들어있는 다장조 곡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느긋하고 평화롭습니다.
여유 있게 디저트를 맛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낵 같기도 하고요.
총 20분 남짓의 4악장 구성입니다.
듣는 내내 평온함이 온몸을 감싸며 긴장감을 풀어줍니다.
해야 할 일을 저 멀리 던져두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 가만히 몸과 마음을 맡기고만 싶어집니다.
1악장은 Adagio-Allegro 아다지오 알레그로입니다.
다장조 음계 안에서 차분하게 운을 뗍니다.
이후 알레그로로 가볍고 발랄하게 진행됩니다.
흡사 바흐 시대의 음악을 듣는 듯한 진행도 눈에 띕니다.
2악장은 Recitativo(Adagio-Allegro-Adagio) 레치차티보입니다.
단조 화음으로 느릿하게 시작합니다.
바이올린 선율이 전면에 나서며 ‘레치타티보’를 표현합니다.
고고하고 아름답게 자신의 대사를 읊습니다.
현의 물결 속에 플루트 또한 가세하며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3악장은 Minuetto 미뉴에트입니다. 경쾌한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호른을 비롯한 관악이 음악을 웅장하게 포장해줍니다.
다채로우면서 무게감 있게 표현되는 악장입니다.
발랄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미뉴에트입니다.
4악장은 Finale: Allegro 피날레. 알레그로입니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가운데 플루트의 명랑한 선율이 돋보입니다.
모든 악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활기찬 악장입니다.
생기 가득 기운을 북돋워주는 ‘점심’의 끝자락입니다.
하루의 중간에 위치한 ‘점심’ 시간은 ‘쉼’의 시간입니다.
학창 시절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점심시간이었던 분들, 참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습니다.
하루 중 점심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너무 숨찬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해가 가장 높은 곳에 떠 있는 이때에 잠깐의 쉼, 잠깐의 낮잠, 아주 잠깐의 여유는,
아침나절을 정리하고 저녁나절을 더욱 잘 보낼 수 있는 쉼표가 되어주는 듯합니다.
하이든의 교향곡 7번은 바로 그 잠깐의 여유 동안 함께 해줄 좋은 음악 친구입니다.
점심시간이 언제인지도 모르게, 점심식사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지만,
하루의 중간쯤 꼭! 숨을 쉬는 시간 가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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