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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등 문여는곰이 접하는 무언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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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게임 보는 줄. 영화 ‘블랙 백‘
    개봉 전 영화 후기 2025. 3. 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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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인물 사이사이 긴장감
    심리를 깊숙이 찌르며 만드는 이야기

    블랙 백(2025)_스티븐 소더버그



    조지(마이클 패스벤더)의 뒤를 따라가며, 영화는 시작된다. 그를 뒤쫓는 카메라는 한 남자와의 대화에서 멈춘다. 그리고 조지는 임무를 맡는다. 위험한 비밀 기술을 빼낸 정보국 내부 인물을 찾는 것.

    용의자는 총 5명으로, 그중엔 조지의 아내이자 ‘동기와 능력’이 있기에 배제할 수 없는 요원 캐슬린(케이크 블란쳇)이 있다. 조지는 그런 캐슬린에게도 비밀로 하며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조지는 곧, 나머지 네 인물을 집으로 초대한다. 그렇게 여섯 명이 한 식탁에 앉아 심리게임을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네 인물은, 정보국 내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 클라리사(마리사 아벨라)와 프레디(톰 버크), 본(나오미 해리스)과 제임스(레게 장 페이지)다. 이들은 둘씩 연인 사이로, 영화는 그 관계를 이용한 대사와 상황으로 인물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거기에서 비롯된 단서들로 크고 작은 대화와 사건을 만들어 간다.

    초점은 흥미롭게도, 사건이 아니라 팽팽한 긴장감 자체에 있다. 중심을 잡는 건 인물 조지. 그는 마치 ‘마피아게임‘을 주도하듯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각 인물과 그 관계의 심리를 건드리며 사건의 내막에 접근해 간다. 그 과정이 아주 조심스럽고 개인적이며, 보이지 않는 내적인 ‘전투‘로, 각 인물의 감정과 정신을 푸욱 찌르고 비튼다.

    매우 절제되고 다운된 톤
    선을 넘는 대화가 영화의 묘미



    인물 조지가 끌어 가는 영화의 분위기는 매우 차분하다. 영화 속 대사가 알려 주는 ‘조지’는, 자신의 아버지를 비밀리에 추적해 드러내는 직업정신 투철하고 무정한 인물 그리고 머리는 인공지능에 버금가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것이 조지의 캐릭터로, 그는 아주 정제되고 묵직하고 다운된 톤으로, 날카롭고 무자비하게 인물을 공격한다.

    조지가 질문을 하며 선을 넘는 것도, 그 캐릭터 하에서는 당연하다. 인물의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들추는 건 물론이고, 그로 인해 상황이 진흙탕이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각 인물의 신상과 전사를 들추면서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는데, 다행인 건 이게 다 ‘결론’을 내는 데 도움이 되므로 덜 인간적이지만 용서가 된다.



    이렇게 영화는 조지의 생각과 대사를 따라가다가, 꼬이는 지점을 만든다. 상황을 이중으로 겹치는 것인데, 이에 따라 후반부는 좀더 복잡해지면서 혼란이 가중된다. 이때 영화가 중심을 잡는 방법은 조지와 캐슬린의 관계를 통해서다. 영화는 시작과 끝에 이들 관계의 심리를 두어, 흐름을 안정화했다.

    같은 스토리를 소설로 보았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은 영화다. 무언가 ‘보여 주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심리전을 통해서 많은 장면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인물의 내적인 면이나 송곳 같은 말들, 스토리가 꼬이는 부분들을 ‘텍스트’를 통해 ‘나(독자)의 속도’로 읽어 내려간다면 보다 더 풍성한 설명과 함께 인물의 말에 대해 더 곱씹으면서 즐길 수 있을 듯한 내용이다. 영화는 3월 19일 개봉한다.

    https://youtu.be/RdAkNlnxbKo?si=brJTkCrijvg-w1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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