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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재밌는 일본영화 ‘라스트 마일‘
    개봉 전 영화 후기 2025. 3. 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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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그리고 테러
    일상적 생활상과 사회적 문제 접목

    라스트 마일(2024)_츠카하라 아유코



    거대한 물류 회사 시스템을 비추니, 거기에 우리의 일상이 있다. 영화는 미국에 본사를 둔 일본 회사 ‘Daily Fast’의 배송 과정을 소재로, 택배 폭발 사건에 대해 풀어 가며 현실 일상과 사회 문제를 이야기한다.

    택배 없이는 못 살게 된 세상이라, 택배 테러라는 소재 자체로 일단 이목이 끌린다. 그리고 영화는 그 소재가 아깝지 않게 러닝타임 내내 시청각을 붙잡는다. 갑작스럽게 ‘펑’ 터지는 폭발 장면이 위력이 있고, ‘Daily Fast’ 직원은 물론 하청 배송 기사와 택배 수령인까지 아우르는 이야기가 촘촘하고 무척 현실적이다.



    먼저 영화는 일상성과 다르게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며 시작한다. 기계화된 물류 시스템을 장면 가득 담은 것부터 인상적인데, 이색적인 배경음악이 택배라는 일상성에 이채로운 색감을 입힌다.

    주요 인물은, 막 ‘관동’ 센터장으로 부임한 후나도 엘레나(미츠시마 히카리), 매니저 나시모토 코우(오카다 마사키)다. 이들을 필두로 배송 회사 직원, 배송 기사 부자, 싱글맘 가정, 수사 경찰들 그리고 테러에 직접 연관된 인물 등이, 총 열두 개로 특정된 택배 폭발물 사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진지함과 코믹함, 치밀하고 유려한 드라마
    일본영화의 장점이 돋보이는 영화

    일본영화들은 보통 섬세함이 돋보인다. 특히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게 인상적인데, 때로는 그게 너무 과해 부담스럽거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섬세함과 치밀함의 산물일 것인데, 그 섬세함과 치밀함을 인물의 감정이 아닌 사건 즉, 스토리 자체에 쏟으면 이렇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본영화가 탄생하는 듯하다.  

    주요 사건이 왜 발생했고 그에 관련된 인물들에 어떤 ‘드라마’가 있는지,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마다 어떤 인물이 연결되어 있고 그들은 각자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그냥 스쳐 가는 법 없이 끝까지 모든 요소들을 활용하는 것까지. 한 호흡의 단순한 드라마이기보다 ‘추리’를 통해 계속해서 인물과 관객을 긴장시키면서 풀어 가는 이 스토리의 성격이, 예의 그 섬세함과 치밀함에 닿아 있다.  



    드라마가 탄탄한데 구성도 촘촘하니, 한눈 팔 사이가 없다. 또한 ‘순응’이 아니라 ‘반기’를 들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일본영화에서 보니, 참 반갑다. 논픽션의 일상적인 배송 시스템 ‘문제’를 픽션으로 풀어 내어 자연스럽게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단지 일본사회뿐 아니라 현대의 편리함을 누리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시사점을 준다.  

    기본적으로 진지한 내용이지만 코믹해서 부드럽고, 다양한 포지션의 인물들이 드라마를 구성하기에 다각적이고도 현실적이다. 그러면서 탄탄하고 유려하다. 관객으로서 마지막으로 얻어 가는 감정은 통쾌함과 따스함이다. 사건이 해결되고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잡는 장면들이 주는 통쾌함, 그 시스템 중 어느 한 곳에서 제 몫을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모든 말을 포괄하는 단어 하나로 말하자면, ‘재미있다’. 개봉일은 3월 26일.  


    https://youtu.be/V5tQRJmCAgg?si=zKmXDxWqVGkd3X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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