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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섬세하고 깨끗해. 영화 ‘청설’
    영화 후기 2025. 3. 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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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청춘 로맨스 감성 듬뿍
    리메이크작. 섬세함에 초점

    청설(2024)_조선호



    소박한 골목들, 작은 도시락 가게 그리고 헬멧을 쓰고 스쿠터를 타는 해사한 얼굴의 청춘들. 여기에 여린 감성을 건드리는 분위기가, 대만 청춘 로맨스 영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동명의 대만 영화 리메이크작. 영화는 그 섬세한 분위기를 충분히, 너끈히 살려냈습니다.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섬세함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수화’를 주요 언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영화지만 자막을 통해 대사를 이해해야 하는 분량이 적지 않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이 청각장애인이거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배려 역시 넘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인물은 셋입니다. 부모님 도시락 가게에서 배달 알바를 하기 시작한, 수화를 할 줄 아는 스물 여섯 살 용준(홍경), 수영 선수인 동생을 뒷바라지하면서 동생과 함께하는 게 삶의 중심인, 역시 스물 여섯 살 여름(노윤서),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입니다.

    이때 용준과 여름의 로맨스 라인, 여름과 가을 사이의 성장 스토리가 주요 내용입니다. 영화는 용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그 중심에는 여름을 두어, 심적인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사랑’과 더불어서 애틋하게 표현합니다. 이때 ‘청각장애’라는 요소 그리고 ‘가족’이라는 요소가, 청춘의 ‘꿈’과 ‘사랑’과 맞물립니다.

    청량하고 해맑은 인물, 감성, 스토리
    섬세하고 또 섬세한, 배려의 마음 표현



    영화는 용준을 중심으로 하는 것 같다가는 여름에 무게중심을 주고, 그들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을 풀어갈 것 같다가는 가을을 통해 모든 국면의 전환을 가져오는 스토리로, 인물 간 균형감이 좋고, 스토리상 예상되는 지점을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배치하면서 흥미를 더합니다.

    또 그 중심에는 ‘배려’라는 요소가 깊이 박여 있습니다. 용준과 여름 사이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생겨난 오해 역시 배려로 인한 것이고, 여름이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전부로 여겼던 현재의 인생 역시 배려로 인한 것입니다. 가을의 행동들 또한 그 배려로 인해 발생한 솔직한 감정 때문인 것으로, 영화는 이렇게 서로 다른 포지션의 세 청춘을 통해 배려와 이해와 사랑을 담았습니다.

    인물들은 서로를 통해 성장합니다. 이때 조력하는 인물로 용준과 여름 각자의 부모들이 과하지 않은 정도로 꼭 필요한 역할을 해 줍니다. 이에 영화는 가족애도 따스하고도 유쾌하게 나타내며, 마음 속에서 몽글몽글 기쁨과 슬픔이 피어나도록 합니다.



    소리를 못 듣고 말을 못 하는 인물과 설정이 주효하기 때문에, 그 어떤 영화보다도 섬세함이 요구되는데, 영화는 그 수준을 (기자가 보기에) 충족시켰다고 보입니다. 청각장애인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영화는 빠지지 않고 담았고, 그것을 청춘의 꿈과 사랑에 결부시키면서 보다 순수하고 청량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가을이 수영선수라는 것 또한 이 영화가 가진 하나의 특색이 됩니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동시에 물의 이미지가 깨끗함을 더하고, 수영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소통, 물속의 먹먹한 느낌을 화면 밖으로 전하면서,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들을 더욱 잘 느끼게 합니다. 한편 배우들 면면의 이미지 또한 순수한 대만 영화 감성 청춘 로맨스물에 참 잘 어울립니다.


    https://tv.kakao.com/v/45025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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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