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읏 공포감까지. 영화 ‘앵커‘영화 후기 2025. 3. 10. 12:34반응형SMALL
개인의 트라우마 활용
심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스토리
앵커(2022)_정지연
영화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를 비춥니다. 직업인으로서의 개인, 딸로서의 개인의 모습을 특히 비추면서, 스릴러 스토리를 차분하게, 간간이 공포스럽게 이어 갑니다.
잘나가는 앵커, 세라는 어느 날 ‘엄마와 딸’ 관련 사건 제보를 당사자에게 받고는, 직접 취재에 나섭니다. 그 사건과 세라의 개인적 트라우마가 결부되면서, 영화는 점차 인물 세라의 보다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언뜻 잘 알 수는 없습니다. 세라가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특히 도입부 프롤로그 장면과 무슨 관련이 어떻게 있는 건지. 영화는 세라 본인은 물론 관객도 잘 모르도록 숨겨 두고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얼핏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그건, 좀 묘하게 깊이 간섭하는 엄마 소정(이혜영)에게 세라가 옭아매어져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영화의 키 포인트로, 직업적 욕망을 다루기에 충분한 ‘앵커’라는 역할을 통해, ‘모녀지간’의 역사와 사건은 물론 인물 세라의 심리를 추적해 들어갑니다.
정신질환 및 최면으로 풀어낸 스토리
심리적 문제를 극단적으로 나타내다
어쩌면 심리 스릴러 이야기를 전개하고 그걸 풀어내는 방식으로 가장 수월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인물의 정신질환을 이용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여타 기술적 효과 없이 인물 하나에 집중하면 되고, 그 인물이 어떤 일을 벌이거나 마주해도 그걸 착란 때문인 것으로 만들면서 흥미를 자극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 역시 그렇습니다. ‘앵커’라는 직업을 확실히 씌운 인물 역할로 (초반부 특히 갓 배운 듯한 아나운싱으로 정형적인 뉴스앵커 느낌이 나도록 한 것부터) 완벽하고 정상적인 인물상을 보이다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이 다가오자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그것이 정신질환으로 인한 것인데 또 그것을 최면으로, 비물리적인 요소로 풀어간다는 것이 전개상의 특징이 됩니다. 이러한 모습은 결말 부분이 되어서야 사실적으로 특정되어 장면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많은 부분을 인물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진행하다가, 최후의 상황 즉 개인의 욕망과 트라우마, 정신질환이 모두 맞물리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인물이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럼으로써 배우의 연기가 영화의 큰 몫이 되게끔, 또한 현실과 환상의 지점들이 결국엔 모두 사실인 것으로 납득이 되게끔 풀어냅니다.
무엇보다 직업, 여성 그리고 모녀관계의 심리적 문제로부터 만들어진 인물과 사건의 스릴러 영화로, 공포스러울 만큼 긴장감 있고 인물들과 상황들이 탄탄하게 맞물려 구성된 영화입니다.
https://youtu.be/TWaxKOd3vo4?si=uTbuqo5IaL9HFkne'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섬세하고 깨끗해. 영화 ‘청설’ (2) 2025.03.06 부동산 땅따먹는 흑인 혁명가. 영화 ‘뱅커‘ (1) 2025.02.27 내가 나의 단서를 쫓아. 영화 ‘페이첵’ (2) 2025.02.26 따뜻함 강조한 가족/재난영화 ‘타워‘ (3) 2025.02.25 잘만들었다,란 말 절로 나는 영화 ‘백조의 노래‘ (1)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