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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좋은데 희생은 부담스러. 영화 ‘닥터 코토 진료소‘영화 후기 2025. 2. 17. 08:38반응형SMALL
외딴 섬마을 의사의 진료기
마을 사람들의 정을 담으며
닥터 코토 진료소(2024)_나카에 이사무
영화는 아름다운 풍광의 어느 섬마을 일상을 담았습니다. 중심이 되는 인물은 ‘닥터 코토’(요시오카 히데타카)입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의사로, 모든 마을 사람들이 이 의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코토는 거기에 충분히 부응합니다.
마을의 일상 속 의료 주제 스토리 특성상, 어느 한 사건에 주목하기보다는 여러 에피소드를 펼치는 데 적당해 보입니다. 그런 만큼 영화는 여러 인물에 주목하며 각각의 이야기를 엮었는데, 드라마 시리즈가 아닌 ‘영화’이기에, 겉핥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면이 있습니다.
닥터 코토와 간호사, 새로 온 의사 그리고 마을의 다양한 사람들이 ‘진료소’에 모이면서 아픈 몸을 치료하고 치료받는 건 물론, 마치 한 가족처럼 정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영화는 태풍이라는 재난 상황, 코토 일신상의 위기 상황을 동시에 엮었다가 풀어냅니다.
이때 영화는 코토의 희생 정신을 강도 높게 담았습니다. 이는 스토리 구조상으로 위기의 절정과 해소를 표현하는 데 적당했을지 모르지만, 그 고귀한 ‘희생’ 정신이 참 부담스럽게 담겼습니다.
음악으로 강조되는 의도된 분위기
설득력 떨어지도록 답답한 인물상
영화는 처음부터 배경음악을, 장면과 상관없이 영화 전체적인 ‘정서’를 나타내는 것으로 활용하면서 ‘따스한’ 분위기를 강요하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이에 영화가 의도하는 바가 바로 그 ‘따스한’ 분위기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분위기를 설명하는 터라, 그 일관적 느낌이 답답합니다.
여기에 인물 역시 답답한 감이 있는데, 이 역시 영화가 ‘의도된’ 희생 정신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그 희생 정신이 너무 과하고 부자연스러운 데에서 답답함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에 희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오히려 더 생각해 보게 합니다. 대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갈아 넣어, 나와 타인 모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희생일까, 하는 것입니다.
이때 현실감 있는 ‘새로 온’ 의사를 통해 코토와 마을 사람들의 ‘과한’ 기대와 희생을 꼬집어 말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코토의 ‘희생’을 살리는 방향으로 영화는 흘러갑니다.
이 영화는 만화 원작으로, 시리즈 드라마의 긴 호흡으로 이 내용을 펼쳤다면 코토의 희생 정신에도 보다 설득력이 생기고 또한 더욱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담을 수 있었을 듯합니다.
한편 배경이 되는 이 마을의 정경을 한눈에 보여 주는 몇몇의 장면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파란색’과 ‘초록색’의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돋보입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2003)를 연출한 바 있는데, 그 영화의 섬세한 표현들이 무색할 정도로 이 영화의 드라마 표현이 단편적이라 많이 아쉽습니다. 전작의 경우 음악의 덕을 본 바도 있으나 이 영화는 오히려 음악이 ‘답정너’ 분위기를 내고 있고, 결말에 이르러 ‘연출력’을 십분 발휘했으나 스토리와 인물 자체가 부담스러워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아 또한 아쉽습니다.
https://tv.kakao.com/v/449738126'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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