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드리언 브로디의 생존 연기. 영화 ‘렉트’영화 후기 2025. 1. 23. 08:26반응형SMALL
육하원칙이 설명되지 않는 상황 설정
1인극 보듯 감상하는 생존 스릴러
렉트(2011)_마이클 그린스펀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 홀로 끌어가는 1인극 같은 영화입니다. 그는 자신이 누군지,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어느 산속에 굴러떨어진 차 안에 있습니다.
그가 눈을 뜨면서부터 그의 생존 사투가 벌어집니다. 일단 차 앞좌석에 앉아, 다리가 끼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데다 먹고 마실 것도 없이 그 자세 그대로 있어야만 해, 남자는 힘겹게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칩니다.
여타 다른 효과 없이, 배우의 연기로 모든 게 진행되고 설명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므로, 그가 연기로 보여 줄 것이라곤, 당장의 상황을 빠져나오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배우의 연기가 더욱 주목되는데, 끼인 다리를 가까스로 빼고, 부목을 만들어 대고, 바닥에 떨어진 민트 한 조각을 주워 먹는 것 같은 간단한 일들이 크게 담깁니다.
그리고 그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이 생깁니다. 신분증 하나와 환영 속의 여자입니다. 남자는 그 신분증 속 이름이 자신의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고, 현실에 실제로 있는 것 같은 그 여자와 약간의 소통을 하게 됩니다. 이 일들이 인물을 둘러싼 드라마를 만들어 줍니다.
이때 영화는 그의 혼란을 통해 ‘나는 나쁜 사람인지 착한 사람인지’, 본인의 존재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합니다. 또한 차 오디오에서 나오는 뉴스로 신분증 속 ‘이름’이 도주한 은행 강도인 것으로 확인되는데, 영화는 이를 통해 이 남자가 과연 그 사람인지 혹은 다른 누구인지 궁금해하도록 합니다. 이 지점이 영화의 장르, ‘스릴러’가 되는 지점입니다.
자신의 밑바닥에 닿는 연기
1인의 배우에게 전적으로 맡긴 영화
생존물인 만큼, 사람의 밑바닥을 드러내야만 하는 게 인물의 역할로 주어져 있습니다. 그저 스스로 목숨만을 구하기 위한 내용이므로, 최악의 상황에 놓인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 행동할 수 있는 것만을 보여 주고 있기에, 배우가 인물 스스로의 비참하고 서러운 모습들을 마주하고 나타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인간의 밑바닥 상황과 감정에 실질적으로 닿아 보고 겪은 듯이 연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애드리언 브로디는 이 영화에서도 과거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 보여 주었던 극한의 상황 속 처참하지만 의지 있는 인간의 행동과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피아니스트’의 경우 2차 대전 그리고 음악가라는 특정한 설정이 그에게 주어져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설정 같은 것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정말로 날것의 연기 그 자체로 영화가 구성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애드리언 브로디에게 철저하게 기대고 있고 그만큼 그 혼자서 열렬히 끌어가는 영화입니다. 몸을 질질 끌고 산을 넘나들며 사람으로써 완전히 무너졌다가 가까스로 자신을 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tv.kakao.com/v/425281096'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티븐 스필버그 애니메이션:)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1) 2025.01.31 꾼이 만든 이야기군.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 2025.01.24 2차대전 영환데 따스함도 있고. 영화 ‘런던 공습‘ (4) 2025.01.22 영화를 실시간 촬영, 중계한다고? 영화 ‘로스트 인 런던‘ (1) 2025.01.21 미스터 빈, 반가운 영화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1) 202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