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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념이 없어 힘든 청년. 영화 '더 차일드'
    영화 후기 2024. 7. 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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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숙해서 삶이 힘든 인물을 조명
    깨닫기까지 만만치 않은, 스스로 만든 현실

    더 차일드(2006)_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한 여자가 갓난아기를 안고 누군가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고 한 남자가 돈을 벌려고 물건을 훔치고 팔며 돌아다닙니다. 이 둘은 연인 사이. 아직 애티가 있어 보이는 젊은 청년, 소니아(데보라 프랑소와)와 브뤼노(제레미 레니에)입니다. 이들이 어울리는 모습이 풋풋하고 열정이 느껴지는데, 생활은 팍팍합니다. 더 큰 문제는, 브뤼노가 개념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니아가 아이를 낳아 데리고 온 그때, 브뤼노에게 부성 따윈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도둑질을 하면서 하는 말이, 일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것. 그러고는 자신의 아이도 팔아 넘깁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아이는 또 낳으면 된다는 것.

    소니아는 아이를 순식간에 잃고 까무러치기에 이르는데, 그렇다고 브뤼노가 아주 나쁘기만 한 사람인가 하면, 그것도 애매합니다. 소니아를 사랑해서, 팔았던 아이를 얼른 다시 데려옵니다. 그러니까 브뤼노는 말하자면, 인간 본성의 선함을 간직한, 아직 너무도 미성숙한 인물인 것입니다.

    브뤼노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는, 영화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과정으로 그렇게 자라게 된 인물이, 누구의 보호나 어떠한 안전망도 없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전인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비추면서, 보기에 참 안타깝고 답답한 삶을 연출합니다.

     



    영화는 처음엔 소니아를 따라갑니다. 정확히 말하면, 브뤼노를 찾는 소니아를 따라갑니다. 결국 영화는 브뤼노를 찾아가고 브뤼노를 따라가는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차분히 브뤼노를 따라가면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좋지 않은 선택만 계속하는 그를 보여 줍니다. 

    그런 브뤼노를 통해, 영화는 한 인간이 나아지는 것, 나아가는 것, 그 계기가 되는 지점과 그 계기로 인해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의 본능적인 세포에 대해 보여 줍니다. 영화는 무엇보다 인물에 주목하면서, 제삼자의 입장으로 그를 지켜보게 하면서 스토리를 이어 갑니다.

    인간 본성은 선하다고 말하고픈 영화
    그리고 찬란하고 풋풋한 사랑

     

     

     

    브뤼노는 악한 게 아니라 개념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개념은 역시 또 주변 사람에 의해서, 자신으로 인해 그들이 분노하고 곤경에 처하는 상황을 보게 됨으로써 생기게 되는데, 그걸 통해서 영화는, 인간은 본래 바른 성품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타 상황들이 그 본성을 묻히게 했던 것일 뿐이라고, 그 본성은 어떤 상황이나 계기를 만나면 곧 발현될 것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다만 영화의 모든 과정이 브뤼노가 미성숙을 탈피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브뤼노의 미성숙을 부각하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서야, 비교적 더 큰 궁지에 몰리고 나서야 어떤 본능적 깨달음의 버튼이 눌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소니아가 옆에 있고 없음이, 차이를 나타냅니다. 오로지 기댈 곳이라고는 소니아밖에 없었기에, 또 그만큼 사랑이 한 사람의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영화는 그 포인트로 브뤼노를 설명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정형성 없는 인물의 일상 속에서 그 인물 스스로가 깨닫는 지점을 맞닥뜨리는 모습을 보여 주고, 그 일련의 이야기들을 통해 관객 스스로 이 영화에 대해, 인물에 대해 생각하고 해석해 보게 합니다.

     

    https://tv.kakao.com/v/89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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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