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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다.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영화 후기 2024. 6. 27. 09:21반응형SMALL
부모를 여읜 아이의 복잡한 심리
아이의 행동과 마음을 따라가며.
프리다의 그해 여름(2018)_카를라 시몬 피포
프리다(라이아 아르티가스)는 여섯 살 여자아이입니다. 프리다는 곧, 시골에 사는 외삼촌 집으로 보내지는데, 부모 없이 여섯 살 아이로서는 거의 생존에 가까운 애정결핍의 복잡한 심정을 안고서는, 그곳에서 지내게 됩니다.부모님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 앞에 놓인 상황 안에서 순간순간,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그때 프리다가 어떤 심정인지 어떤 감정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
주변 어른은 물론 프리다 본인조차 그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과 감정이라, 영화는 그저 프리다와 그 주변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지켜봅니다.
그렇게 카메라의 시선과 더불어 프리다를 보지만, 그럼에도 그 심경 참 알 수 없다, 복잡하다 싶습니다. 단 하나 관통하는 건,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그 애정 결핍감이, 프리다의 모든 말과 행동의 이유가 됩니다.
질투하고 거짓말하고, 때로는 억지를 쓰다가 때로는 친절하다가 하는 모든 모습들이, 외로움과 슬픔, 고통과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그런 심리적인 구멍을 중심으로, 프리다의 순수한 감정들과 그 변화의 지점을, 장면으로 보여 줍니다. 일상적인 상황 그러나 프리다에게 특수한 상황들 속에서 드러나는, 표면적 의미만 보고 파악해서는 안 되는, 아이의 투명한 내면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서툴게 맞이하는 상황
스페인 지방의 자연 풍경과 문화프리다 외삼촌 집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시골입니다. 프리다가 처음 그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영화는 쭉 그곳 풍경을 담으면서 자연의 미를 전합니다. 더불어 그곳의 문화를 담아, 지역만의 색채를 더했습니다.
원제는 ‘Summer 1993’으로, 특정한 연도 특정한 지역 속 ‘프리다’를 조명했는데, 맨 마지막에 영화는 ‘어머니에게 영화를 바친다’는 말로, 이 영화가 감독 본인의 이야기임을 알렸습니다. 그해 한 개인의 상황과 기억이 영화가 되면서, 특수한 것에서 보편적인 것들이 추출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사람, 가족의 이야기이기에 그렇습니다.
또한 서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를 잃은 직후의 꼬마 아이가 삶과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아이를 둘러싼 가까운 가족들은 어떻게 그 상황들에 대응하는지.
서툴러서, 서툴 수 밖에 없어서, 생기는 일들입니다. 특별히 큰 사건이 생기기보다는 순간순간이 프리다에게 특별한 사건인 것으로, 영화는 프리다의 감정으로 발현되는 것들로 드라마를 만들고 클라이맥스를 만들어 곧 결말을 냅니다.
그 과정과 결과가 모두 먹먹합니다. 영화는 그 어린 아이의 시각과 심리에서 비롯되는 것들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https://tv.kakao.com/v/39146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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