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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감정 이야기. 영화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영화 후기 2024. 5. 27. 13:54반응형SMALL
사랑을 포괄하는, 감정을 다루다
끝없이 파생되는, 확장 가능한 나와 타인의 이야기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2020)_엠마누엘 무레
영화는 이야기를 슬그머니 펼쳐낸다.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하는 형식으로, 직접 엮이지 않는 각자의 과거 로맨스에서 사랑 그 이상의 감정들을 이야기한다.어느 날 막심(니엘스 슈나이더)은 사촌 형 프랑수아(빈센트 맥케인)의 별장에 간다. 프랑수아는 출장 중이어서 프랑수아의 여자친구 다프네(카멜리아 조다나)가 대신 마중을 나오고, 두 사람이 며칠간 함께 지내게 된다. 막심은 감정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어하고, 다프네는 막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영화는 막심의 이야기 그리고 다프네의 이야기를 차례로 펼쳐낸다.
감정이 사람을 움직인다
막심의 이야기에도, 다프네의 이야기에도, 모두 사랑이 있고 감정이 있다. 사랑하는 감정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감정들, 그 감정이 유발하는 다양한 행동들이 담겨 있다. 시작은 서로의 연애사를 듣는 것이었지만, 그 안에는 남녀의 연애 감정 그 이상의 것들이 있다.
막심과 다프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 속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대개 감정으로 움직인다. 인물의 행위에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그 인물의 감정이 유발하는 행위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행위의 근거가 감정이기에, 결혼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연인이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상관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뒤섞여 있다.
이러한 감정은 막심과 다프네 각각의 이야기 속에만 있다가, 슬그머니 밖으로 빠져 나온다. 막심과 다프네 사이의 미묘함, 다프네의 이야기 안에서 파생되어 연결되는 프랑수아의 이야기, 결국 감정이 사람을 움직여버리는 순간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랑수아가 막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 체계를 완성한다.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각자의 서사
이 영화의 묘미는 인물과 이야기가 하나로 만난다는 것이다. 막심 개인의 이야기와 다프네 개인의 이야기로 단순하게 시작되는 듯했지만 이는 점차적으로 펼쳐지면서 각자의 현재와 이어진다.
막심과 다프네 각각의 이야기 속에만 인물들이 이야기 밖에서 실질적으로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모든 인물의 이야기가 빠짐없이 다루어진다. 또 누구 하나 동떨어지는 것 없이 인물과 인물이 이야기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한다면 영화는 끝없이 확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감정이 이야기하는 인물, 그 관계와, 그럼에도 모든 것을 이야기로 묻어두며 현재를 지속하는 인물들을 담은 영화,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이다.'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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