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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일본 영화 땡긴다면. 영화 '바다의 뚜껑'영화 후기 2024. 5. 2. 09:32반응형SMALL
한적한 바다 마을, 세 청춘
서로 다른 상황, 아픔, 위로
바다의 뚜껑(2016)_토요시마 케이스케
한 여자가 밤의 도시를 배경으로,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잠시 보다, 바다를 건너 고향에 도착합니다. 여자의 이름은 마리(키쿠치 아키코).
마리는 고향 친구 오사무(코바야시 유키치)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이야기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빙수 가게를 열겠다고요. 그러고는 정말로 ‘무대 미술’을 했던 실력을 발휘해 가면서, 정갈하고 소박한 가게를 만들고, 빙수를 만들어 팝니다.
빙수는 단 두 가지 맛으로, 간 얼음에 당밀 시럽을 넣거나 감귤 시럽을 넣은 게 전부입니다. 마리가 원하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한편 마리 엄마 친구의 딸 하지메(미네 아즈사)가 사정이 있어 마리의 집에서 지내면서 마리 가게 일을 함께합니다. 어린 나이에 큰 아픔을 겪은 직후의 인물입니다.
그리고 마리가 도시로 간 사이에도 쭉 고향을 지키며 부모님의 가게를 하던 오사무. 그는 밝은 모습인데, 다른 각도로 그늘이 보입니다.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를 어둠과 힘듦이 그에게 있습니다.
이 세 인물이 각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한적한 바다 마을을 배경으로, 마리는 빙수를 팔고 하지메는 가게를 보고 오사무는 마리 주변에 있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여유롭고 소박하게 이야기를 펼칩니다. 인물들 각각은 주어진 일상을 살아내고, 영화는 그것을 그저 담아내고, 우리는 그저 바라봅니다.
원제, 바다에 뚜껑이 없다
원작,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이 영화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바다의 뚜껑이라는 제목이 독특하고 생경한데, 영화는 그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모호하게 표현합니다. 바다를 두려워했지만 점점 바다와 가까워지는 하지메를 통해서입니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을 보면, There is No Lid on the Sea. 바다에 뚜껑이 없다는 것입니다. 뚜껑이 없기에, 바다가 흘러간다는 것일지, 아니면 서로 다른 물들이 만난다는 것일지 모르게, 영화는 특히 마리와 하지메의 만남을 통해 치유와 위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이들의 삶과 또한 오사무의 삶이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여 줍니다.
마리와 하지메가 중심이지만, 영화는 오사무를 통해서도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두었습니다. 그건, ‘사람이 없는’ 시골 마을에서의 삶을 보는 마리의 시선이 아닌, ‘사람이 없어진’ 그 과정 속에 있던, 그 시골 마을의 변화와 아픔을 모두 겪은 오사무의 시선으로, 영화는 살기 힘들어진 한 마을의 현실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들어온 사람과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현재의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인물들의 교감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힘듦에 대응하면서 나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잘 보이는 영화로, 차분하고 숨 쉴 곳 많고 바다가 보이는 일본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좋은 영화 ‘바다의 뚜껑’입니다. (사진출처:다음)
https://tv.kakao.com/v/78709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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