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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씁쓸하구만. 영화 '더 하우스'
    영화 후기 2024. 1. 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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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동물 캐릭터의 독특한 표현
    집에 대한 소망, 미련이 담긴 세 이야기

    더 하우스(2022)_팔로마 베자 외

     



    꽤나 독특한 비주얼의 인형들이 움직이는 가운데, 조금 불길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예측하기 힘든 내용 전개에 공포스러운 연출까지, 영화는 첫번째 이야기 ‘거짓의 속삭임’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됩니다. 

    총 세 가지 이야기로, 모두 집과 집에 대한 애착을 주제로 풀어냈습니다. 이야기별로 사람 혹은 동물 캐릭터로 ‘현실’을 표현하며 각각 공포의 분위기, 다소 혐오스러운 분위기, 환상 같으면서도 희망적인 분위기를 이용한 점이 특징입니다. 

     

    집, 삶을 삼키다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비현실의 비주얼로 표현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속 아버지는 친지들의 멸시에 괴로워하다가 새 집에서 살게 해주겠다는 건축가와 거래를 하고, 그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집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놓게 되고, 급기야 아버지는 그 집의 의자로, 어머니는 커튼으로 변하게 되는 결말을 맺습니다. 

    어린 두 아이만 그 집에 경계심을 가졌을 뿐, 좋은 것이 주어졌다는 것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던 두 어른은 파국을 맞게 되는데, 이는 집에 대한 욕망이 충족된 것에 대한 대가이자 그 욕망을 향한 경고를 표현한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2DlBr4bX_c


    두번째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는 진실’로, 자신이 지은 집을 관리하면서 살 사람을 구하고 있는 쥐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쥐는 집을 팔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너무 큰 하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바로 엄청난 수의 벌레가 출몰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벌레들을 감추려고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고, 결국 그 집은 팔리지 못한 채 그토록 박멸하고자 했던 벌레들의 소유가 됩니다. 실사로 나타냈다면 혐오스러울 장면들이 애니메이션이기에 순화되었고, 우스꽝스럽게 연출되었습니다. 역시 집에 대한 애착은 부정적 결말로 귀결됩니다. 

    세번째 이야기 ‘귀 기울이면 행복해요’에는 홍수가 난 상황에서도 집을 관리하며 세입자에게 돈을 받는 일을 일순위로 삼고 있는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고양이는 집에 애착을 보이며 열심히 관리하고, 다른 세입자를 구할 궁리를 하지만 재난 상황에서는 무의미할 뿐입니다.  

    이에 한 세입자가 집으로 배를 만들어 모두가 탈출할 수 있게 되는데, 이전 편들과는 다르게 밝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희망적인 결말을 지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귀를 기울인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씁쓸한 단상

    ‘집’은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특히 애착을 보일 수밖에 없는 대상입니다. 얻기가 무척 힘들고, 한번 얻으면 결코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간파한 이야기들이기에 조금은 씁쓸하지만, 그렇기에 피부로 와 닿는 영화입니다. 

    애니메이션 비주얼이 독특한 데다가 분위기 또한 음산하거나 몽환적이거나 하는 등 이채롭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눈길이 가게 됩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조화가 날카로운 풍자를 이끌어낸 영화 ‘더 하우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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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