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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아이들. 영화 '아무도 모른다'영화 후기 2024. 1. 22. 09:55반응형SMALL
방치된 아이들의 삶을 보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어떤 가족의 이야기
아무도 모른다(2004)_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1988년 일본에서 드러난 아이들 방치 사건을 모티프로 합니다. 엄마는 네 아이와 함께 살아가다가 어느 날 떠나버리고, 그렇게 남게 된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 시간을 담은 영화입니다.
아키라(야기라 유야), 교코(키타우라 아유), 시게루(키무라 히에이), 유키(시미즈 모모코)가 한집에서 지냅니다. 엄마(유)는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만 챙기면서 자신의 생활을 합니다. 아이들에겐 지낼 공간과 약간의 생활비를 챙겨주며, 엄마로의 역할이나 의무를 최소한도로 축소한 모습입니다.아키라는 그런 엄마에게 ‘제멋대로’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며 정당화합니다. 그럼에도 엄마를 따르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엄마 역시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아이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그 모습이 중첩되어 묘한 가족애를 느끼게 합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나가지도 못한 채 살아가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아이들 방치로 이어집니다. 엄마가 집을 나간 후에는,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험난한 상황들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어버린’ 그 환경에 ‘놓여버린’ 가혹한 삶
아키라는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동생들까지 돌봐야 하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복지부의 도움을 받으면 동생들과 같이 지낼 수가 없고, 그렇다고 돈이 부족해 일을 하자니 나이가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편의점에서 약간의 음식을 조달 받는 것뿐, 엄마가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들은 생존의 최후방 전선까지 내몰립니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무언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약 없이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에 실려 살아가는 모습이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사회라는 틀에 속하지 못한 채 ‘방치’된 상황 속에서 아키라가 또래집단과 어떻게 어울리게 되는지, 또한 또래집단에서 배제된 사키(칸 하나에)가 이 아이들과 어떻게 섞이며 새롭게 관계를 쌓아가게 되는지, 영화는 보여줍니다.
영화는 짜인 대본이 없는 듯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과 공간 속에 아이들을 두고 관찰하듯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방치’라는 주제와 맞닿으며 더욱 사실감을 줍니다.그럼에도 살아지는, 살아나가는, 아이들
극한의 상황 속에서 막내 유키가 죽게 되고, 아키라는 유키를 캐리어에 실어 보냅니다. 그 후에도 삶은 이어집니다. 아키라, 교코, 시게루, 사키는 또다시 오늘을 삽니다. 무엇 하나 좋은 방향으로 변한 건 없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은 살아나갑니다.
아이들은 일회용기에 흙을 채워 식물을 심어 길렀습니다. 그 식물들은 마구잡이로 심어져 있는 것 같지만 저마다 푸르게 자라났습니다. 그 모습이 아이들과 겹쳐 보입니다. 이 아이들 역시 처한 환경 속에서, 겉으로 보기에 암담하고 참담한 환경 속에서 너무나 강렬하게 삶을 키워 나간다는 것을, 영화는 담담한 시선으로 담았습니다.https://tv.kakao.com/v/8126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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