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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 어두워... 영화 '비닐하우스'
    영화 후기 2023. 10.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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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삶, 의지하며 사는 중의 힘듦
    외따로 달성되는 목표, 상황은 최악으로.

    비닐하우스(2022)_이솔희

     

     


    영화는 문정(김서형)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문정은 아픈 엄마를 간병하면서 다른 노부부를 간병하며 돈을 벌고, 아들과 함께 살 거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문정(김서형)

     

    문정은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스스로를 때리는 행위를 하곤 하는 문정은, 자신이 하는 게 자해인 줄 몰랐다고, 담담하게 말을 합니다. 

    그런 문정은 특히 노부부를 살뜰하게 간병합니다. 문정은 그들에게 아주 믿음직하고 선한 간병인입니다. 그 노부부 중 남편 태강(양재성)은 시력을 잃었고, 아내 화옥(신연숙)은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태강(양재성)


    문정은 홀로 삶을 버티며 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튼튼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인물인데, 그런 인물이 더욱 취약한 노부부를 돌봅니다.

    여기에 순남(안소요)도 있습니다. 순남은 문정보다도 더욱 타인의 보호가 필요한 인물로, 순남의 주위에서 또다른 취약한 인물의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순남(안소요)


    영화는 어둡고, 무겁습니다. 인물들의 상태가 그렇고, 상황이 그렇습니다. 주어진 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두 그런 인물들인데, 이때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고 맙니다. 화옥이 죽은 것입니다. 

    문정을 지탱해온 희망, 아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그 희망은, 이 사고를 더욱 엉망으로 만듭니다. 문정의 선택으로 인해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발전합니다. 

    인물이 적극적으로 만들어버린 비극
    최악의 상황을 이용하는 드라마

     

     

    문정의 선택으로, 그 이후의 드라마는 조마조마하게 흘러갑니다. 화옥의 사망을 감추기 위해 문정이 하는 행동들은, 매우 슬프고 비극적입니다. 비극이야 드라마의 진행상 만들어지는 흐름이라 하더라도, 슬픔이란, 인물들 면면이 힘든 상황을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슬프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영화는 모든 인물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안깁니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애초에 매 인물마다 좋지 않은 상황을 부여해놓고서는 거기에서 또 좋지 않은 상황들로 발전시킵니다. 영화에 긴장감이 팽팽한데, 상황들이 많이 무겁습니다. 


    영화는 그런 상황들을 이용하고, 그런 상황에 처한 인물들을 이용해서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인물이 앞을 못 본다는 것을 이용하고,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을 이용합니다. 그걸 이용하는 인물 역시 너무도 취약한 인물입니다. 또한 취약한 인물이 취약한 인물이 한 말을 되새기며 비극을 또 생산하고, 마지막으로 비극을 딛고 얻고자 했던 유일한 것마저 제 손으로 없애게 하는, 어찌 보면 인물들에게 너무 가학적인 내용으로 드라마가 진행됩니다.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중첩되어, 이야기를 힘겹게 끌고가는 드라마입니다. 그 안에 인간미와 정, 따스함이 녹아 있기는 한데, 별 수 없이 비극이 창출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정서가 같이 담긴 영화 ‘비닐하우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yj1UGVTs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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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