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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감성, 미래. 영화 '마인드 유니버스'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9. 18. 12:00반응형SMALL
잔잔하고 감성적이었어요.
음악도 좋았고요.
효과나 대본이나 참 심플한데
표현을 효과적으로 잘 한 거 같아요.
AI를 소재로 미래의 우리를 생각하다
감성 음악과 함께 스며드는 사랑 이야기
마인드 유니버스(2022)_김진무
영화는 두 개의 단편이 묶여 있다. ‘내일의 오늘’ 그리고 ‘우리의 우주’다. 제목에서부터 일상적인 것의 확장, 그에 대한 관념과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데, 영화 또한 그렇다. 미래에 대한, 어쩌면 실현 가능할 것 같은 상상을 바탕으로 영화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일의 오늘’은 어느 부부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희진(이주실)은 매일 AI에 접속해 30대 희진(윤소희)으로 돌아간다. 가상의 바다에서 희진은 선우(이기혁)를 만난다. 그러나 선우는 희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도 희진은 매번 선우를 만나러 간다. 그렇게나마 둘은 얼마간의 시간을 공유한다.
영화는 아주 잔잔하게 흘러간다. 배경, 인물, 구성도 심플하다. 그런데 흘러가는 장면 속에 배어 있는 감성이 인상 깊도록 서정적이다. 배우들의 연기 톤도 현실인 듯 아닌 듯 차분하게 잡혀 있고, 약간의 효과를 통한 가상 표현이나 화사한 화면 표현 또한 감성적이다. 보다 보면 천천히 스며드는데, 기술적 표현은 단순하지만 그 안의 대사 등 표현에서 깊이 있는 생각과 그리움의 정서가 묻어나 감동이 있다.
‘우리의 우주’는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와 딸의 사랑이다. 아버지는 작곡가 김형석(김형석)이고 딸은 소리(김예랑)이다. 이때 김형석 역할은 본인이 연기한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해 더욱 그의 감성이 짙게 배어 있다.
영화는 형석의 AI 장례식을 통해 그리움의 정서를 한껏 담았다. 우주 탐사 중인 소리가 형석의 온라인 장례식을 보는 설정이다. 장례식은 가족방, 동료방, 음악방 등으로 나뉘어 있다. AI로 재현된 형석과 소통하는 사람들. 비현실과 현실을 온라인 공간에 한데 모아 놓으니, 그것도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모아 놓으니 분위기가 매우 묘하다. 그 분위기가 영화를 살리면서, 대중에게도 익숙한 김형석의 피아노 음악이 가슴 저릿한 감성을 전한다.
사랑과 그리움의 정서
깊이 있는 생각과 상상의 산물
두 영화 모두 참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또한 단순한 효과만으로 미래와 우주, AI 등 미래 기술을 매우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그러면서도 대사와 음악에서 우러나는 진심이 전해진다.
대사가 많지도 않고 함축해서 많은 내용을 설명하는 것도 아닌데, 그 간단한 대사들에 힘이 있다. 그 힘은 사유와 상상의 과정에서 나온 듯하다. 특별히 각인될 것도 없이 그저 평범한 대사인데, 순간순간의 대사에서 영화의 주요 정서인 사랑과 그리움에 관해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했다는 것이 보이고, 전달된다.
음악의 힘 역시 매우 크다. 특히 ‘우리의 우주’에서는 김형석이 직접 연주를 하기 때문에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사랑과 그리움의 피아노 음악이 장례식이라는 설정과 만나서 더욱 마음을 울린다. 이 영화에서는 미래의 상상과 더불어 팬데믹 때의 고민도 같이 엿보이는데, 그것들이 실제 인물(김형석)과 만나 특별한 감성을 전하고 있다.
이 영화만의 리듬이 있다. 차분하고 애잔한 리듬이다. 여기에 감성 음악까지. 삶과 죽음, 사랑과 그리움, 미래와 현재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마인드 유니버스’는 9월 20일 개봉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FhsAoHzI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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