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소소한 표현이 재밌는. 영화 ‘럭’
    영화 후기 2023. 9. 7. 12:53
    반응형
    SMALL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운과 불운을 소재로 하고 있어요.
    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먼저 나오기 때문에
    운과 불운에 관한 소재가 퍽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주인공들을 따스하게 품어주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 좋았습니다.
    재미는… 줄거리나 소재, 상상 표현들은 재밌었지만
    흐름상 그렇게 집중이 되는 흐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좋았습니다.



    발랄하고 귀여운 비주얼 상상력
    ‘운’을 소재로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애니메이션

    럭(2022)_페기 홈즈

    왼쪽이 샘. 오른쪽이 밥.



    보육원에서 살다 막 독립하게 된 샘. 샘은 운이 없기로는 제일입니다. 보육원에 있는 동안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결국 홀로 독립하게 되었는데, 전부터 그래왔듯 독립해서도 역시나 손을 대는 것마다 엉망입니다. 운이 그렇게도 없습니다.

    그런 샘이 가장 아끼는 보육원 동생이 있습니다. 헤이즐입니다. 샘은 헤이즐을 두고 보육원을 나온 게 마음에 걸립니다. 또한 샘은 헤이즐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는데, 그러던 중 ‘행운의 동전’을 손에 넣게 되어 헤이즐에게 주려 합니다.

    그런데 불운의 샘은 동전을 곧 잃게 되고, 그 동전을 찾기 위해 길고양이 밥과 함께하게 됩니다. 사실 그 동전은 밥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밥은 행운의 왕국에서 왔습니다. 샘은 외부인으로, 그 왕국 깊숙이 밥과 동행합니다.

    https://youtu.be/6PviCbxI-9U?si=C5Y2shkyQft91IGe

    예고는 한국어 더빙. 저는 더빙된 거 보는 게 오히려 어색해서 원어, 한글 자막으로 봤습니다


    재기 있는 표현과 따뜻한 마음

    ‘운’이라는 소재에 맞게 영화는 운이 안 좋아서 또는 운이 좋아서 벌어지는 소소한 해프닝들을 재기 발랄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비주얼상으로 톡톡 튀는 장면들이 많이 만들어져 눈이 즐겁습니다.

    운의 왕국 그리고 불운의 지대 표현도 새롭습니다. 샘이 사는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곳으로, 작은 고양이 밥이 말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는 판타지를 펼쳐냅니다. 엘프를 연상케 하는 비주얼의 작은 사람들, 그 외 작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그려냈고, 운과 불운 지대의 시스템을 신선하고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캐릭터들이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처음부터, 샘이 운이 없어서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으로 샘을 위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만 있을 것이 아니라 불운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기어코 설득시킵니다. 불운 덕분에 만난 소중한 인연들, 불운 덕분에 만나게 된 운을 표현하면서, ‘운’을 소재로 한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입니다.


    껌이나 붙는. 이런 상황… 절레절레


    어린 아이 눈높이에 맞춘 듯한 연출, 하지만.

    소재와 캐릭터, 장면 표현들이 시선을 모으지만 어쩐지 너무 드라마틱하게 진행되는 것을 견제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호흡으로 보고 끊김 없이 이어가는 게 아니라, 언제 어느 지점을 ‘재생’해도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조절을 한 듯 보입니다. 이는 같거나 비슷한 배경음악을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밝고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에서 일단 드러나고, 중간 부분의 이야기가 다소 정체되어 있는 듯한 데서 느껴집니다.

    하지만 영화가 담은 이야기는 결코 어린 아이에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운과 불운에 상상력을 발휘해 통통 튀면서도 타당성 있게 이야기를 표현해낸 애니메이션 ‘럭’입니다.

    (끝)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