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엄... 재밌기도 지루하기도. 영화 '슬픔의 삼각형'
    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5. 17. 18:18
    반응형
    SMALL

    아주 재미있고 의미 있어 보였던 영화인데

    왠지 모르게 나도 모르게 살짝 지루해졌다가 정신차리고

    끝까지 보면서 재미 느낄 수 있었던 영화.

    표현이 엄청 솔직하고 은근한데 세고 대단함.


    세밀한 필치로 성별, 권력, 본능을 이야기하다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블랙코미디 영화

    슬픔의 삼각형(2022)_루벤 외스틀룬드

     


    영화는 남녀 모델 인물들을 먼저 조명한다. 오디션부터 쇼 장면까지 마치 현장을 보는 듯한 분위기로 진행하다가 이내 칼(해리스 디킨슨)과 야야(샬비 딘)의 이야기로 좁혀 들어간다. 칼이 ‘남자’ ‘모델’인 것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다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안으로 깊이 파고들어가는 것이다. 


    이때의 이야기는 표면적으로 돈과 관련한 어쩌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을 확대하며 쟁점화한 것으로, 이를 통해 성별이라는 경계에서 오는 미묘함을 정면으로 펼쳐낸다. 

     

     

    영화는 총 세 부분으로 나뉜다. 칼과 야야의 현실 이야기, 그들이 탄 호화 크루즈 안에서의 이야기, 칼과 야야를 비롯해 크루즈에 탑승한 몇몇의 인물들이 무인도에서 벌이는 이야기다. 

    영화는 특히 상황 하나하나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 아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평소라면 그냥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대사나 행동들이지만 이 상황 안에서는 확대되고, 의미가 부여된다.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하나의 리듬을 가지고 유려하게 흘러가기보다는 다소 정체된 느낌이지만 상황에 집중하며 그 안에서 의미와 재미를 표현하는 식이다. 

     

    특히 권력에 대해서, 끝나지 않는 이야기
    성별, 사랑 기타 사회적 지위 모든 것의 재편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권력과 본능에 시선을 모은다. 인물들이 무인도에 떨어지고 나서 그들 개개인의 직책이나 지위, 돈이나 권력 등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는데, 그렇게 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모습을 신랄하게 비추며, 웃음을 안긴다. 

    이때 권력은 음식을 제공하는 이로부터 나온다. 야생에서 맨몸으로 지내게 된 인물들은 오로지 생존에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크루즈 ‘청소부’ ‘여자’ ‘외국인 노동자’인 인물에게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 영화가 의도하는 모든 경계의 흐림, 계층의 뒤집힘을 단번에 보여주는 그런 상황이다. 

     

     

    무인도에서 영화가 보여주는 상황들은 매우 원초적이다. 과자 하나 먹으려고, 잘 곳을 얻으려고 많은 게 용인되는 상황에서, 인물들은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나름대로의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 

    영화는 이를 심각하지 않게, 무겁고도 예민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영화 속 인물들도 진지하지만 위트가 있어서 많은 장면들이 웃음을 머금고 진행되는데, 영화의 의도 즉 ‘사회 모든 지위와 권력 경계의 흐림’에 대해 생각해볼 때 이 영화는 위트를 넘어 그 풍자 능력이 어마어마함을 알 수 있다. 

    다만 이야기 진행 방식이 장면의 확대, 상황에서의 발견에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볼 때 그 흐름 면에서 정체감을 견뎌내야 하는 때가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dz_HfJHIXY 

     

    댓글

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