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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숙한 이야기, 익숙한 배우와 인물. 영화 '대외비'
    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2.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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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의를 가지고 관람했다. 

    어떤 한국영화들의 전형같기도 하고.

    이 주제, 이 인물이라면

    과거 고증보다 현재나 미래의 허구를 다루었어도 

    혹은 사회고발적인 이야기를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못 만들고 말이나 하는 주제라,

    작품과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 그저 큰 박수를 보내는 걸로. 

     

    3월 1일 개봉.


    특정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허구
    권력에 관한 영화, 그 자체가 소구점

    대외비(2020)_이원태

     


    영화는 권력을 중심에 두고 얽혀 있는 인물들의 행동들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기에는 선이 없고, 선악의 구분도 무의미하다. 권력을 얻는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모든 불법과 폭력이 용인되는, 그 어떤 정치권력의 세계와 인물들을 담은 영화이다. 

     

    배경은 1992년 부산이다. 그곳엔 만년 국회의원 후보이자 가정이 있는 중년의 남자 전해웅(조진웅)이 있다. 해웅은 당 경선에서 이기고자 부지런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중인데, 부산의 권력을 잡고 있는 남자 권순태(이성민)는 해웅이 아닌 다른 후보를 공천하고자 하고, 그렇게 된다. 

     

    전해웅(초반부터 발성 뽐내는 조진웅 배우)
    권순태(재벌집드라마 비주얼 이성민 배우)


    순태에게서 버림받은 해웅은 경선 탈락의 결과를 인정하기가 힘들다. 이에 공적 ‘대외비’ 문서를 입수해 재개발 관련 정보를 손에 쥐고 조폭 김필도(김무열)와 손을 잡는다. 그러고는 당에서 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낙선하고 만다. 

     

    김필도(8090비주얼 배우 김무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맞게 된 해웅은 필도의 압박을 받게 되고, 그러면서 이 일련의 과정에 순태의 공작이 있었음을 알게 되어, 이에 맞선다. 하지만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와 이제 가지려고 하는 자 사이의 싸움이 쉬울 리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pqiZwIq6Vlo

     

    ‘정치 잘해라, 국민만 생각하고’의 모순
    다만 차별화의 여지가 부족할 수 있는 영화

     

    영화 말미에 순태는 말한다. ‘정치 잘해라, 국민만 생각하고’라고. 이 대사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영화 내내 펼쳐진 인물들의 행동과 너무나 배치되어 모순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인데, 어쨌든 결과적으로나 명목상으로 틀린 말이 아니기에, 권력 쟁취라는 결과를 위한 모든 더러운 과정을 무시하고 무마하는 마지막 장면이 잔상으로 남는다.

    다만 개인적으로 영화가 다소 해묵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992년을 배경으로 함으로써 현재 시점이라면 절대 불가능할 법한 수단들을 이용하면서, 즉 대중의 눈을 가리는 일이 비교적 가능했을 삼십 년 전을 배경으로 함으로써 정치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과연 지금의 대중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가게 될지 궁금한 면이 있다. 

     

     

    어쨌든 영화는 1990년대 초의 부산, 당시의 구식 정치 생태계를 구현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무게와 색깔을 나타낸다. 호방하면서도 욕심 있는, 특수한 지위에서 일상적인 모습과 특수한 모습을 모두 모여주는 해웅, 시종 절대감과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순태가 영화를 채운다. 한편 영화는 조금 가볍게 시작했다가 점차 웃음기가 가시도록 전개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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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