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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중후반 현실이별.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2.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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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인물만 밀착해서 담음. 그래서 재미있음.

    걍 현실. 현실적임. 


    서로 달라진 상황, 마음의 온도 차
    인연이 다하기까지의 일상적 시간을 담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2021)_형슬우

     


    다소 갸우뚱한 제목의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이 영화는 한 오래된 연인의 물리적인 이별과 심리적인 이별의 간극을 보여준다. 

    아영(정은채)과 준호(이동휘)는 대학교 때 처음 만나 3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계속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아영의 심리에 영화는 주목한다. 원래 미술을 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에서 일하는 아영은 자신의 현실에도, 준호에게도,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영(정은채)
    준호(이동휘)

     

    준호는 현재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결혼을 위해서 돈을 벌기를 선택한 아영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이 꽤 오래 된 듯 보이고, 이들의 상황과 관계도 그와 함께 정체되면서 특히 아영에게 먼저 균열이 생겨난 듯 보인다. 

    이에 아영에게 느껴지는 온도가 확연히 차다. 영화는 두 남녀의, 결과적으로 이별이 임박한 시점의 어떤 날들을 비추면서, 기어이 이별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렇게 끝날 줄은 몰랐는데, 갑자기 끝이 나더라

     

    https://www.youtube.com/watch?v=Bk9CXn2zIXY

     

    결국 준호는 아영의 집에서 나오게 되고, 그때부터 둘은 각자의 삶을 산다. 연인이라는 단어, 그 물리적인 관계를 끊은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는 이들의 슬픔을 다루지는 않는다. 

    그저 각자 일상을 살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제야 이별을 잠시나마 복기하면서 씁쓸해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 현실을 사는 모습을 비춘다.

    준호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그렇게’ ‘갑자기’ 끝나버렸다. 그리고 일 년쯤 후에 아영은 준호에게 자신의 아이패드를 돌려 달라고 전화하면서 그들은 ‘갑자기’ 재회하게 되는데, 그 만남의 온도가 참으로 일상적인 게, 만나온 시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과 동시에 그제야 서로의 연락처를 삭제하는 게, 알게 모르게 흘러간 시간 그 자체도 이별의 과정이었음을 알게 한다. 

    그렇게 그들은 언젠가 마주쳐도 인사하지 않는 남이 되고, 각자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매우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상황, 연기

    영화는 일부러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연인의 관계 막바지를 뚝 떼어내 보여주는 듯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다. 

    이들이 처해 있는, 마주하는 상황들 뿐 아니라 배우들 면면이 그들 연기의 모든 순간이 실제인 것처럼 자연스럽다. 이에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또한 영화는 연인과의 이별 뿐 아니라 청춘의 현실을 담고 있기도 한데, 어쩔 수 없이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거나 혹은 또다시 꿈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사랑과 이별과 그 사이 시간들과 맞물려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이별로 향하는 과정,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이별 타이밍, 그 이후의 시간을 통해 진짜 이별을 하게 되는 모습을 섬세하고 담담하게 표현한,

    영화 ‘어쩌면 우리는 헤어졌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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