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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요, 리스트 피아노협주곡 1번~^^!
    음악 이야기 2022. 8.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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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음악도 참 

    가슴이 뻥~ 뚫리게 

    시원스러운 음악이죠. 

    화려한 스케일~ 웅장함!

     


     

    피아노라는 악기는 가끔 매우 놀랍다. 피아노 한 대만으로도 거의 완벽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마치 오케스트라가 두 팀이 모인 듯 화려하고 꽉 차다 못해 터질 것 같은 강렬함을 선사한다. 

     

    피아노는 열 손가락으로 열 개의 다른 음을 동시에 소리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악기임에 틀림없다. 어떨 땐 피아노라는 악기가 괴물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아주 힘 있는 피아니스트가 아주 힘 있는 곡을 연주할 때 그렇다.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를 잡아먹고 피아노는 음악을 잡아먹는 동시에 청중들도 잡아먹는다. 열 손가락이 미친 듯이 춤추는 걸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리스트의 피아노 음악도 그 범주에 속한다.

     

    Liszt. Piano Concerto No.1 In E Flat Major S124

    리스트. 피아노협주곡 1

     

    https://www.youtube.com/watch?v=h-DFwWLLB9o 

     

    음악을 보고 듣는 입장에서 또 대중음악의 음향과 그 스피커의 진동에 익숙한 현대인들 입장에서 이런 곡들이 때로는 반갑다. 클래식 음악의 라이브는 아무래도 마이크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나 효과음까지 크게 울려대는 대중음악보다 소리가 작고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리스트의 화려한 피아노 협주곡은 말 그대로 꽝꽝 쳐대는 부분들이 많고 오케스트라도 그 피아노에 맞추다보니 화려해질 수밖에 없다. 그 화려함, 피아노 플러스 오케스트라의 조합 자체로 대중들에게 먹고 들어가는(?) 측면이 있다. 

     

    I. Allegro Maestoso

    공격적이다. 더할 것 없이 강력하게 음악을 펼치면서 듣는 이를 파고든다. 오케스트라가 합주를 펼치면 그와 같은 강도로 피아노가 독주로 받고 또 협주를 하는 형식이다. 어떤 악기도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주를 펼친다. 협주하는 악기를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또 한 팀의 오케스트라처럼 같은 강도와 대등한 표현력으로 음악을 만들어나간다. 혼을 쏙 빼놓는 기교와 스케일로 듣는 이를 완전히 장악한다.

     

    II. Quasi Adagio

    그렇다. 1악장에서 미친 듯이 혼을 빼놓았으면 한 번 눌러줘야지, 조금은 진정한 듯 시작되는 오프닝. 하지만 역시 리스트의 그 기교가 어디 가겠는가. 금방 피아노가 보란 듯이 독주를 펼치면서 2악장을 끌어나간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트릴 장식으로 마무리한다. 트릴을 반주삼아 플루트와 클라리넷 바이올린 등 하나씩 제 소리를 내면서 2악장이 끝난다. 제 소리를 한껏 뽐내다가 예의가 있는지 자신의 몫은 포기하지 않은 채 기꺼이 다른 악기들에 자리를 슬쩍 내어준다. 그러면서 3악장으로 넘어간다.

     

    III. Allegretto Vivace

    오우, 트라이앵글이 등장했다. 매우 청량하면서 신선하다. 어릴 때 교실에서 만져보았던 트라이앵글. 그 외에 탬버린이나 캐스터네츠가 클래식음악에 등장하면 어찌나 새롭고 반가운지 모른다. 3악장의 시작을 알리는 트라이앵글. 챙 챙 울리는 이 소리가 3악장의 정체성이다. 초반부는 트라이앵글과 현악의 피치카토 연주로 매우 귀엽게 시작이 되지만 후반부로 가서는 1악장의 주 멜로디가 다시 등장하면서 피아노의 웅장함과 합주가 앙상블을 이루면서 마무리된다. 

     

    IV. Allegro Marziale Animato- Presto

    음악의 색깔이 살짝 밝아졌다. 그러면서 역시나 매우 화려하다. 1, 2, 3악장을 모두 버무려 놓았다. 특히 피아노 솔로가 많이 밝고 가벼워졌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변함없다. 정말이지 오케스트라가 두 팀이 있는 것 같다. 화려하고 금빛 찬란하게 음악이 촥 펼쳐진다. 화려함을 넘어 현란함 마저 느껴진다. 

     

    어렸을 적 피아노를 배우면서도 리스트의 음악은 넘사벽(!)이구나, 라고 느끼고 두려워했었다. 결국 리스트의 피아노에는 입문하지 못한 채 피아노 공부를 접게 되었다. 참 아쉬운 대목이다. 악보만 보고서 이걸 치라고 만들어 놓은 건지 누굴 놀리려고 악보를 이렇게 그려놓은건가,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악보가 이리도 듣는 이를 홀리게 하는 악보였다니. 

     

    금색이다. 이 음악은, 리스트의 음악은 금색이다. 탁한 금색과 투명한 금색 그 스펙트럼 안에 있다. 그리고 안으로 삭이는 것 없이 밖으로 분출하는 그런 외향적인 음악, 보여주고 싶은 음악이다. 잔잔하고도 진한 감흥보다는 듣는 순간 뿅 가는 사람을 홀리는 작품.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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