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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4년에 중2였던 소녀. 영화 '벌새'
    영화 후기 2022. 7.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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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나서 '벌새'란 제목이 뭘 의미하는 거지, 싶었는데

    벌새는 

    1초에 19번-90번의 날갯짓을 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란다. 

    날아다니는 힘이 강하고

    꿀벌보다 더 부지런히 날갯짓을 한다고.


    잔잔하고도 큰 파동의 성장. 영화 '벌새'

     

    그 시절, 열심히 성장하던 우리
    1994년 어느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성장통

    벌새(2018)_김보라

     


    영화는 중학교 2학년 ‘은희’를 비춥니다.

     

    은희(박지후)

     

    은희(박지후)는 부모님의 관심을 크게 받지도 못하고,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지만,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남자친구와 친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영화는 은희의 시선으로,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은희는 매일 조금씩 성장합니다. 인생의 큰 파도가 될 만한 일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매일의 잔잔한 파도 속에서 은희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가족, 또래, 선생님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1994년을 보냅니다. 

     

     

    모두에게 과거인 1994년, 15세

    영화는 1994년 서울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 시대적 배경은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좋은 대학을 강조하고, 엇나가는 행동을 하면 ‘날라리’로 찍히거나 맞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학생인 은희는, 그저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생활합니다. 은희가 웃을 때는 남자친구 지완(정윤서)을 만날 때나 한문학원 친구 지숙(박서윤)과 함께 있을 때입니다. 

     

     

    당시의 문화였던 삐삐, 콜라텍, 카세트테이프 등의 소재들이 그 시절 향수를 주기도 하고, 특히 그 해 벌어졌던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영화 안으로 깊숙이 끌고 들어와 큰 파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은희 개인으로서의 성장 뿐 아니라, 그 시기를 보냈던 모든 이들의 아픔을 그리면서, 은희와 주변 인물들 모두의 성장을 그린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Zx04hjEZCE

     

     

    이렇듯 영화는 한국의 1994년과 15세를 담고 있습니다. 1994년은 모두에게 과거이기에 영화 자체가 추억과 향수, 자아의 성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15세이거나, 과거에 15세였거나, 어떻든 모두에게 과거인 1994년을 통해 시대를 보고, 자아를 보는 것입니다. 즉 시대적 배경은 절대적인 과거로,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면 15세라는 나이는 사람마다 다른 해에 찾아오기에,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개별적인 시선으로 은희를 보게 됩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15세를 겪어본 모든 이들에게, 각자가 성장했던 시간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관계와 경험 속에서 성장

     


    은희에게는 언니와 오빠가 있고, 부모님이 있습니다. 아빠(정인기)와 엄마(이승연)는 늘 바쁘고, 싸우기 일쑤입니다. 오빠 대훈(손상연)은 은희를 심하게 때리기도 하고, 언니 지숙(박서윤)의 방황으로 집안이 조용할 날 없지만, 영화는 그 자체가 가족의 모습이라는 것을 비춥니다.

    은희는 지숙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다양한 감정을 주고받습니다. 같이 웃고, 상처를 터놓고, 싸우고 화해하면서, 관계 속에서 성숙해집니다. 재완과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감정을 주고 받다가도 상처를 받고, 후배의 감정 고백을 받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영지(김새벽)


    또한 은희가 의지할 곳이 없을 때 유일하게 안식처가 되어준 한문선생님 영지(김새벽)가 영화 안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영지는 무기력해 보이고 다소 비밀스럽고 괴짜 같아 보이지만, 은희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고 좀더 성숙해질 수 있게, 조용하고 은근하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은희는 영지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한 뼘 더 성장하게 됩니다. 

     


    한편 은희에게 혹이 생기고, 이를 수술하고, 회복하는 그 과정이 은희 내면의 성장과 궤를 같이합니다. 이러한 은희 개인의 사건들과 더불어, 외부에서 벌어진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회적 사건과, 이와 연결되는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통해서 은희를 포함한 모두가 성장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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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