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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겨울나그네 3곡 얼어붙은 눈물...Gefrorene Tränen음악 이야기 2022. 6. 30. 12:47반응형SMALL
눈물이 얼어 붙다니. 얼마나 지속적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단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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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
눈물은 얼지 않는다. 얼지 않을 것이다. 얼 수 없을 것이다. 눈물이니까. 그냥 물, 아니고 눈.물이니까.
아무리 매서운 추위가 온몸에 생채기를 낸다고 해도 내 눈물을 얼게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안 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물이 얼어붙는 게 제아무리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내 감정마저 얼릴 순 없다.
#. Gefrorene Tränen-얼어붙은 눈물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똑 똑 떨어질 때가 있다. 수도꼭지 물이 새듯이. 마치 그것을 표현한 듯 처음 피아노 반주가 시작된다. 눈물의 무게만큼 가볍지만 경쾌하지 않게, 그러다가 그 눈물이 모여 흐르듯 부드럽게 연주가 진행된다.
슬프지만 무겁지 않은 노래.
멜로디가 굉장히 부드럽다. 제목과 같이 눈물이 얼어붙었다고 해서, 가사와 같이 너무 슬프다고 해서 노래가 어두울 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서정적인 선율을 자랑한다. 참 조화로운 것이, 자연스럽게 물 흘러내리듯 연주되는 성악의 멜로디를 피아노가 건조하지만 산뜻하게 받쳐줌으로써 ‘얼어붙은 눈물’ 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준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 감정의 흐름.
압권인 부분이 있다. 물론 노래 자체가 워낙 훌륭하지만 가사와 맞물려 이 ‘겨울나그네’ 의 심정을 표현한 음악의 진행이 매우 놀랍다. 노래가 시작하고 첫 번째 간주가 나오는 전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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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눈물이 흘러 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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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물을 흘렸다는 걸, 모르고 있었군요
(피아노 간주는 서서히 깊은 수렁으로 이끈다...
..감정이 깊은 우울로 빠져든다.)
눈물... 내 눈물...
멋진 아침 이슬처럼 얼어버리긴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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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두박질 친 음정에 입혀진 가사, '눈물, 내 눈물-' 에 깊은 탄식이 섞여있지 않은가. 눈물이 흐르는지조차 모르고 슬퍼하던 ‘겨울나그네‘ 가 자신이 눈물을 흘렸었구나, 를 머리로 인지하게 되자 급격한 감정적 다운을 경험하는 것이다. 지금 이 남자의 심정과 음정이 무섭도록 일치하는 지점이다.
<겨울나그네> 스물 네 개의 작품 전체에 쓸쓸한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 가운데 각 노래마다 다르게 실려 있는 디테일한 감정 묘사가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나머지 작품들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겨울나그네> 세 번째 작품 ‘Gefrorene Trä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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