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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하고 산만한 감각표현 영화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영화 후기 2025. 3. 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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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채롭게, 여러 감각적 요소를 살리다
    드라마에 몰입이 힘들 만큼 다양한 표현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2022)_조세핀 데커



    영화는 십 대 청소년 레니(그레이스 카우프만)의 감정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를 펼칩니다. 이때 감정을 중심으로 한다는 건, 친언니가 죽고 나서 컨트롤되지 않는 깊은 슬픔을 기본으로 레니에게 여러 감정들이 널뛰듯 밀려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뜻입니다.

    레니는 클라리넷으로 줄리아드 음대에 지원하려고 할 만큼 재능 있는 인물로, 소설 ‘폭풍의 언덕’을 좋아하며, 친언니와의 기억, 친언니의 옷과 냄새에 여전히 파묻혀 지냅니다. 언니의 죽음 이후 도무지 클라리넷 연주는 못 하겠고, 잘 되지도 않고, 친언니의 남자친구가 집에 찾아와 자꾸 눈에 띄는 것도 탐탁지 않은, 다소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레니의 상태와 상황에 집중하면서, 다양하고 다채로운 표현으로 눈길을 끕니다. 특히 레니의 감정과 느낌을 시각화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미술적 장면을 통해 시각화하는 건데, 음악을 활용한 청각, 느낌을 활용한 촉각 등의 모든 감각을 활용하면서 레니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은 영화 초반부터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눈에 띄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판타지적 표현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선하고,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표현이 너무 잦아서, 드라마의 흐름까지 방해합니다.

    널뛰는 감정에 흔들리는 드라마
    그래도 배울 점이 많은 표현들

    https://youtu.be/-99qtbyYlUQ?si=sSEmLvuMz3TczfjC


    감정 표현들을 시각화한 장면들은 판타지 영화처럼 느끼게도 합니다. 그 정도로 생생하고 다채롭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는 나나의 상태를 아주 잘 설명해 줍니다. 관객도 나나의 감정을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나나는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한 상황입니다. 언니를 잃은 상실감과 슬픔이 있는 와중에, 사랑을 하게 되는 데서 오는 묘한 기쁨이 감정적 업다운을 더욱 심하게 하는 건데, 그것 때문인지 드라마에 도통 집중이 안 됩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만큼 감정 표현의 장면들은 더 다양해지고 더 많아지는 데다, 드라마의 흐름이 나나의 감정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는 것입니다.

    감정 기복과 상관없이 감성적 표현과 설정들도 다수입니다. 예쁜 숲속 등 자연, 잎사귀에 쓰인 글씨, 예쁜 꽃들, 큰 열기구 등, 예쁘고 감성적이라고 여겨지는 요소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드라마상 그다지 필요치 않은 것 같은 ‘빛’을 활용해 감성을 자아내면서, 드라마 대신 연출성을 챙긴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본래 스토리 자체는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감성을 섬세하게 살리면서도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는 데 좀더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싶은데, 그래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매우 다채롭고, 감정과 감성을 살리고자 연출한 장면들과 음악적, 미술적 감각들이 신선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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