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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베를리오즈 살벌한 사랑 이야기 '환상 교향곡'음악 이야기 2020. 5. 5. 23:11반응형SMALL
달콤하고 살벌한 사랑?!
베를리오즈는 ‘살벌’함에 방점이 찍힌 환상의 사랑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5악장으로 이루어진 대곡입니다.
그만큼 스케일도 크고 스펙트럼도 넓습니다.
브레이크 없이 일정한 방향도 없이 상상을 마구 펼친 결과물입니다.
전 악장에 걸쳐 주제로 이용되며 변용되는 선율은 교향곡 전체를 지배합니다.
아름답게도, 괴이하게도, 우스꽝스럽게도 변형되는 선율은 사랑의 ‘환상’과 궤를 같이 합니다.
주제선율은 환상 교향곡의 상징이자 베를리오즈의 상징입니다.
‘표제음악’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베를리오즈는, 이렇게 음악에 제목을 붙였습니다.
‘어느 예술가의 삶에 대한 에피소드’라는 부제도 덧붙였습니다.
악장들에도 각각 제목을 붙였습니다.
음악의 줄거리에 의거해 악보에만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닙니다.
‘고정 악상’도 충실하게 활용합니다.
이 고정 악상이 바로 음악을 지배하는 악상으로, 베를리오즈의 사랑의 대상이었던 스미슨을 상징합니다.
1악장의 제목은 ‘Reveries-Passions’입니다. ‘꿈과 열정’입니다.
Largo-Allegro Agitato Ed Appassionato Assai-Religiosamente로 연주됩니다.
라르고로 느리게 시작되는 도입부입니다.
도입부가 지나면 바이올린 선율이 주제 악상을 연주합니다.
이 선율을 잘 기억하며 들으면 5악장까지 더욱 흥미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며 다양한 분위기 안에서 뼈대가 되어줍니다.
정열적으로 달려가던 오케스트라는 1악장 후반부에서 다시 고정 악상과 만나고 차분함을 되찾아 마무리됩니다.
2악장의 제목은 ‘Un Bal. Valse’입니다. ‘무도회. 왈츠’입니다.
하프의 선율과 함께 서서히 상승조를 띕니다.
곧 2악장의 본론이 열립니다.
Allegro Non Troppo로 연주됩니다.
즐겁고 부드러운 리듬으로 춤곡이 연주됩니다.
1악장의 꿈과 열정이 춤으로 변환되었습니다.
낭만적으로 흐르는 선율이 참 달콤합니다.
점점 빨라지다가 클라리넷이 고정 악상을 연주하며 제동을 거는 듯하지만, 이내 저음현이 주도하며 본래 템포를 되찾습니다.
3악장은 ‘Scene Aux Champs’, Adagio입니다.
관악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흘러나옵니다.
한껏 흥겨웠던 2악장의 분위기가 아다지오로 가라앉습니다.
제목은 ‘전원의 풍경’입니다.
그런데 한가로움보다는 어딘가 불안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클라리넷과 오보에 등 목관의 신비스러움 때문입니다.
현이 합쳐져도 그 분위기는 유지됩니다.
목관이 고정 악상을 끌고 들어오며 불안함이 구체화되기 시작합니다.
베를리오즈의 잔잔했던 심정은 사랑을 상징하는 선율이 들어오자 바로 흐트러집니다.
한바탕 휘저으며 변덕스럽던 음악은 클라리넷과 팀파니가 느릿하게 잠재우며 사라집니다.
4악장은 ‘March Au Supplice’, Allegretto Non Troppo입니다.
‘단두대로의 행진’입니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부분입니다.
상상 속에서 베를리오즈는 그의 사랑을 죽입니다.
이에 사형을 선고받고 단두대로 향하게 되고 처형되는 모습을 자기 자신이 지켜보는 환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내용을 알면 매우 끔찍합니다.
음악 자체는 행진곡으로 힘차게 진행되는데 그 안에는 공포가 가득합니다.
후반부에 고정 악상이 살짝 고개를 내밀자 관악과 타악이 힘차게 묵살해버리며 4악장이 끝납니다.
5악장은 ‘Song D’une Nuit Du Sabbat’입니다.
Larghetto-Allegro-Ronde Du Sabbat. Poco Meno Mosso로 연주됩니다.
‘마녀들의 밤, 축제의 꿈’입니다.
4악장의 내용과 이어집니다.
괴기스럽고 무섭게 다가옵니다.
살벌합니다.
꿈꾸었던 사랑의 모습은 이게 아니었을 테죠.
상상은, 환상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합니다.
‘베를리오즈’라는 한 예술가의 삶에 대한 에피소드 중 하나는 이렇듯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를 모른척했던 그녀 스미슨과 결혼을 하게 되지만 결국 이혼을 합니다.
달콤하기만 할 것 같던 사랑은 살벌한 환상이기도 했습니다.
참 드라마틱한 ‘환상 교향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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