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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이놈. 영화 ‘뮤직 샤펠’
    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9. 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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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영화였는데
    보게 되었습니다.

    2주 동안 거의 갇힌 상태에서
    콩쿠르 준비만 해야 하는
    결선 진출 피아노 연주자들의 모습이 담긴,
    그 중에서도 심리적 압박감 최고조의
    한 인물을 다룬 영화, 뮤직 샤펠.

    벨기에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독특한 심사 소재로
    음악과 더불어 연주자 개인의 드라마를 펼치다

    뮤직 샤펠(2023)_도미니크 데루데르



    영화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 경연 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소재로 한다.

    아는 사람은 익히 아는 그 콩쿠르만의 독특한 심사 방법. 그건 최종 심사에 오른 연주자들의 외부 접촉을 2주 동안이나 엄격히 금한다는 것이다. 폐쇄적인 궁 안에서 ‘콩쿠르’라는 압박감 속에, 콩쿠르만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 영화는 특히 벨기에 영화로, 자국에서 주최되는 콩쿠르를 주제로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린 것이 특징이다.

    중심 인물은 제니퍼(타커 니콜라이)다. 제니퍼는 자신을 ‘피아니스트’로 또 ‘딸아이’로 다소 부담스럽게 보호하는 엄마 사라(루스 베쿠아르트)와 함께 지낸다.

    제니퍼(타커 니콜라이)
    어린 제니퍼, 사라(루스 베쿠아르트)



    그런 제니퍼의 음악은 ‘준비’가 다 된 상황. 제니퍼는 영화 속 대사에 따르면 무려 ‘마르타 아르헤리치’(아르헨티나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에 비견된다. 그리고 제니퍼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최종에 올라 ‘뮤직 샤펠’에 들어가게 된다.

    너의 라흐마니노프는 최고라며.



    뮤직 샤펠은 연주자들이 모여 머무는 공간으로, 콩쿠르에서 선보여야 하는 음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잘 갖춰져 있는 모양새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하지만 그곳은 일생을 가르는 무대를 앞둔 경쟁자들의 공간이기에, 기류가 다소 묘하다.

    그러한 공간에,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고통이 깊은 제니퍼가 들어간다. 그러자 그녀의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은 증폭되고, 어린 시절 차곡차곡 쌓인 상처와 복잡한 감정들이 살아난다.

    교묘히 긁는 녀석. 근데 너무 잘해서 또 짜증나는 녀석
    호감인데 다소 부담스러운 호감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호감 친구?!



    영화는 콩쿠르라는 부담스러운 상황, 인물의 불안한 심리와 그 기저에 깔린 트라우마, 그리고 여기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을 접목했다. 음악의 테크닉과 웅장함, 비장함, 아름다움을 인물의 드라마에 적극 활용한 모습이다.

    어린 시절 기억..



    무엇보다, 인물의 심리에 주목
    연주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드라마

    이 영화에서 음악은 이야기의 배경이자 근간이고 인물을 나타내는 핵심 요소다. 특히 클래식음악 분야에서의 ‘1등’ 문화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통해 드러낸 것이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고, 제니퍼의 심리를 음악과 ‘동시에’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영화 후반부 제니퍼의 라흐마니노프 무대 장면을 보면, 연주 중인 음악을 배경으로 제니퍼의 표정이 집중 조명된다. 음악의 감응을 인물에 확실히 이입한 것으로, 이 영화가 결국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음을 나타낸다. 거의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감정적 힘듦이 라흐마니노프에 반영되는 것이다.



    심리를 집중 조명한 만큼, 배우의 연기에도 눈길이 간다. 너무 복잡하고 미묘하고 복합적인 내면의 오랜 감정들과 그 감정들의 싸움이 인물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다만 연기 호흡은 드라마에 맞춰져 있다. 연주 호흡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영화 ‘뮤직 샤펠’은 9월 13일 개봉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d8cYJI8Kn6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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