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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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대화를 보며 각자 알아서 느끼도록. 영화 '컨버세이션'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2. 10. 15:00
인물들의 대화를 파편적으로 이어붙여놓은 영화. 알아서 잘 듣고, 의미도 알아서 캐치하고 그래야 하는 영화. 두 시간이 좀 길다. 일상적인 대화를 주인공으로 새롭게 발견하는 대화의 의미 컨버세이션(2021)_김덕중 세 명의 여자가 대화 중이다. 은영(조은지)의 집에서, 과거 프랑스에서 함께 있었던 친구 명숙(김소이)과 다혜(송은지)가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떤다. 말 그대로 수다이다. 주제도 감상도 제멋대로 튀어 다니고, 그러다가 진지하고 깊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무작위로 세 명의 여자, 오랜만의 만남, 편한 자리에서의 수다,를 키워드로 어느 한 모임을 선택해 대화의 시작점이 아닌 중간 어느 지점부터 녹화를 해본다면, 아마 이 영화의 첫 장면과 같을 것이다. 영화는 세 명의 여자 또는 두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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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다. 현실 감정이. 영화 '한낮의 피크닉'영화 후기 2022. 11. 2. 13:00
참 사소하고 미묘한 것들을 잘 포착한 영화. 가까운 사이이기에 굉장히 복잡하고 복합적인, 감정. 세 가지 단편 모음이다. 가족, 친구 그리고 여행, 아픔, 힐링 세 가지 색깔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 모음집 한낮의 피크닉(2018)_강동완 외 영화에는 세 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가족과의 여행을 담은 ‘돌아오는 길엔’, 친구와의 여행을 담은 ‘대풍감- 바람을 기다리는 절벽’, 역시 친구와의 시간을 담은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입니다. 세 이야기 모두,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즉 그러한 관계이기에 여과없이 드러나고 마는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그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인물들은 진심을 내보이지 않기도, 내보이기도 합니다. 그것 때문에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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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뭐가 중요해... 영화 '4등'영화 후기 2022. 8. 23. 15:00
1등을 향해 달려야 할 때가 있고 그러는 와중에 4등도 생기고 꼴등도 생기고 그렇긴 한데 모르겠다 요즘 세상엔 더더욱 모두가 뛰어나고 모두가 1등인 세상에서 1등을 가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일등주의. 그 역사와 현실을 담다 수영하는 소년을 통해 본 개인과 사회 4등(2015)_정지우 영화는 1990년대 후반 박세리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1등을 한 뉴스를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1등만을 승리로 여겼던 그 시대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 영화는 그 시절 1등을 했던 선수들이 어떤 분위기에서 훈련을 받았는지 국가대표 수영선수들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 중 광수(정가람/박해준)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광수는 기록이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술과 도박에 빠져 아시안게임 훈련에 열흘 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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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톡톡. 영화 '메기'영화 후기 2022. 8. 22. 13:00
참 신선했던 영화. 발랄한데 수상한 분위기 아이러니에 아이러니를 더한 영화. 참 시크해. 조금 새로운 각도로 일상 보기 믿음에 대한 이야기의 개성 있는 표현 메기(2018)_이옥섭 영화는 먼저 어느 병원의 엑스레이실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어떤 남녀가 그곳에서 사랑을 나눈 모습을 찍은 엑스레이 사진이 병원 전체에 퍼진 이후, 사람들은 그 사진의 주인공이 누군지 궁금해합니다. 그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사진을 보고 제 발 저린 직원들만 마음 졸일 뿐입니다. 다음 날이 되자 병원에 출근한 사람이 없습니다. 간호사 윤영(이주영)과 의사 경진(문소리)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아프다는 이유로 결근을 했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직원들이 정말 아파서 못 나온 건지 그냥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