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미모도 연기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영화 ‘뷰티풀 레이디스’

문여는곰. 2024. 10. 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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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사회 이야기를 두루 하다
소피 마르소의 연기와 더불어.

뷰티풀 레이디스(2016)_오드리 에스트루고



영화는 한 여성 수감자를 비춥니다. 그 여성이, 수감되는 그 순간부터를 리얼하게 담았습니다. 속옷까지 스스로 전부 벗고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수치심을 느껴야만 하는 사람과, 무심하게 공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사람이 묘하게 한 장면에 비칩니다.

그 여성 수감자는 바로 르로이(소피 마르소). 무엇보다 배우 소피 마르소의 등장으로 눈길을 끄는데, 등장 자체로서가 아닌 캐릭터와 일치된 이미지, 연기로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떼기 힘들게 합니다. 그리고 물론, 스토리와 인물 설정이 매우 흡인력 있어서 눈을 떼기 힘든 영화입니다.



르로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옥에 오게 되었는데, 영화는 명확한 이유를 알려 주지 않고 펼쳐지는 이야기 안에서 그 이유를 알게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남편을 탈옥시키고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형량이 작아 대신 수감된 사연으로, 영화는 그런 가운데 남편의 소식을 알고자 하는 복잡한 심경의 르로이의 수감 생활을 담았습니다.

화면에 비치는 인물 르로이는 참, 푸석하고 팍팍합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르로이의 나체를, 일부 가린 채로 멀리서 비추면서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영화는 ‘배우 소피 마르소’의 이미지 변신을 대번에 보여 주면서 인간, 여성, 재소자, 그 날 것 그대로의 어떤 ‘혁명 정신’을 보여 줍니다.

혁명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이유는, 영화가 르로이 개인의 사연과 더불어서 여성 교도소 내 환경과 처우 등에 대한, 보다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특히 르로이는, 처음에는 다른 재소자들과 선을 긋고는 금방 출소할 수 있을 듯한 ‘교사’ 직업을 가진 인물이었는데, 그곳에 갇혀 지내면서 결국 감옥 생활의 중심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겪는 인물로 더 단단히 ‘갇히게’ 됩니다.



답답하지만, 삶
빠져나올 수 없는 어떤 경우의 표현

영화는 인물 르로이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펼쳐 냅니다. 억울하게 형이 늘어날 위기에 처해 있어 조급한 상황의 한 개인, 억울하든 그렇지 않든 똑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현실 그리고 그들을 감독하는 교도관들의 현실까지, 영화는 모든 게 컨트롤되어야만 하는 환경 안에서 그것이 여러모로 역부족인, 사람 사는 한 사회를 비추었습니다.

영화는 팍팍하고 거친 그곳 생활에 집중하는 듯하다가는, 다양한 성격에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그곳에 머무는 재소자들을 인간적으로(좋은 뜻으로든 나쁜 뜻으로든) 비추는데, 어쨌든 환경이 그들을 가두고 있으므로 발현되는 인간의 본성 혹은 예상치 못하는 상황들이, 이 영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교도소 안을 벗어나는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습니다. 그 정도로 영화는 교도소 내부 환경과 생활, 그곳의 인물들에 집중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전체적인 분위기가 침침하고 답답한데, 이야기의 흐름과 그 장면들이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발합니다. 처음 교도소에 들어올 때 르로이가 나체로 검사를 받았듯이, 영화 역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것처럼 인물, 행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소피 마르소가 있습니다. 영화 ‘라붐’의 이미지가 여전히 깊게 박혀 있는 관객이 이 영화를 본다면,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할 듯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미모는 여전하구나, 그리고 연기를 잘하는 구나, 하면서, 이 영화가 표현하는, 개인과 사회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감옥 생활’ 드라마에 집중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https://tv.kakao.com/v/79718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