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개봉 당시 관람하고 깜놀 기억. 영화 '디스트릭트 9'

문여는곰. 2024. 5. 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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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인간의 만남, 조합, 변화
사실감 넘치는 상상, 인권을 접목하다

디스트릭트9(2009)_닐 블롬캠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격리 구역에 외계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곳 상공에 거대한 외계의 물체가 정착하면서 외계인들이 내려와, 그 상태로 격리되어 20년이 훌쩍 넘도록 인간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격리된 곳이 바로 디스트릭트9입니다. 

 

이제 외계인들을 좀더 외진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책임자를 맡은 사람은 비커스(샬토 코플리)입니다. 비커스는 디스트릭트9에 들어가 외계인들에게 이주 계획에 대해 알립니다. 그러던 중 외계의 물질에 노출되고, 그때부터 서서히 몸이 변화하면서 외계인이 되어갑니다. 

 



사실적으로 꾸민 영상, 아주 세밀한 상상


영화는 다큐와 뉴스 등 사실을 다룬 영상물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인터뷰, 현장 리포팅, 뉴스 등 다양한 형태의 장면들을 붙여 넣으며 디스트릭트9이 있는 허구의 배경이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외계인과 공존하는 사회의 모습이 매우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허구이지만 실제인 듯 다가옵니다. 여기에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톤이 사실감을 더합니다. 

화면에 담겨 있는 모든 것들이 아주 세밀합니다. 외계인을 그저 이질감 있는 존재로만 그린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연과 처지, 감정까지 섬세하게 담고 있고,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 등을 ‘인권’ 개념의 프레임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존중한다는 것에 대해

외계인에게는 인권 따위는 없는 양 치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외계인을 생체실험하고, 퇴거 요청 시 그들을 괄시하고, 이후 외계 물질에 노출된 비커스에게까지 막 대하는 사람들의 무자비한 모습이, 우리와 다른 어떤 존재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빗대어져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는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보다 외계인에게 오히려 감정을 이입하게 하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

 

 

섬세하고 독특한 비주얼 표현

외계인의 형태가 일단 매우 섬세합니다. 외양 뿐 아니라 그들 세계의 소소한 것들까지도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고, 이들의 언어 역시도 오디오 왜곡을 통해서 세상에 없는 소리를 내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또한 외계인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주 목적이 무기 때문으로, 외계인만이 다룰 수 있는 그 무기를 비커스가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시작되는 전투 장면들은, 외계인 무기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실감케 합니다. 게임 영상을 보는 듯 터지는 장면들이 비주얼 효과를 내고, 여기에 점차 외계인이 되어가는 비커스의 비주얼과 그의 처지가, 영화 안의 드라마가 되어줍니다. 

집요한 상상과 세밀한 표현으로 새로운 디스토피아를 현실에 투영한 영화, ‘디스트릭트9’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