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민 주방! 영화 '보일링 포인트'
원테이크로 중계되는 황금시간대 레스토랑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상황과 관계의 이야기
보일링 포인트(2021)_필립 바랜티니
영화는 한 고급 레스토랑을 비춥니다. 때는 크리스마스 전 금요일 저녁, 사람들이 많을 것이 당연하게 기대되는 시간입니다. 영화는 셰프 앤디(스테판 그레이엄)를 주로 비추면서, 그 시간에 레스토랑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현장감 있게 담았습니다.
그 현장감은, 한 번의 끊김도 없는 원테이크 촬영기법으로 구현되었고, 그 이전에 이 촬영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을 표현하는 인물들의 일사불란함으로 인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앤디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면서 하는 사적인 전화통화로부터 시작해, 위생검사 사무에 대해 처리하고, 실질적으로 그날 저녁 일을 준비하는 바쁜 주방과 드디어 손님들이 들어오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해 내보내며 서비스를 하는 것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일에 대한 문제 또는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한 문제가 계속 불거집니다. 그로 인해 혼란스러움이 가중되고, 영화는 이 혼란을 동력 삼아서 흘러가는 시간에 쫓기며 아주 탄력적으로 진행됩니다.
신경과민의 현장
영화 속 모든 이들이 신경과민인 상태입니다. 각자의 일 때문에 너무 바쁘기도 하고, 잘 맞물리지 않는 상황이나 감정 때문에 그 복잡한 와중에도 트러블을 일으킵니다.
영화는 이 이야기의 긴장감과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모든 사건과 감정들을 이 한 편의 영화에 다 몰아넣은 모양새입니다. 그래서 모든 인물들이 신경과민인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카메라 한 대가 쫓아다니는 이들의 공간과 시간이 넘치도록 채워지게 되었고, 스트리밍하기에 다소 긴 시간일 수 있는 상영시간 90분 남짓을 이야기로 모두 채울 수 있었습니다.
감독은 과거에 런던의 레스토랑 두 곳에서 수석 요리사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가 경험한 일들을 하루 저녁으로 압축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배우들은 이 영화를 위해 3주간 리허설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영화에는, 촬영기법으로 인한 효과를 만족시킬 만한 장면을 위해 반복해서 호흡을 맞추었을 배우들과 연출진의 노력이 실시간으로 엿보입니다.
공간감과 현장감의 조화
영화는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장면들을 통해 레스토랑의 각 공간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레스토랑 입구 바깥쪽부터 홀, 홀 안쪽 자리, 오픈 바와 오픈 주방, 그리고 그 안쪽 주방 공간과 뒷문 밖의 공간까지 모두 인물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훑어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그 레스토랑의 모든 뷰를 알게 됩니다.
이에 더해 재료 준비부터 주문, 요리, 서빙에 이르는 전 과정과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과 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역할, 진상 손님 또는 사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들이 실시간으로 거의 동시에 펼쳐짐으로써 현장감이 배가 됩니다.
그리고 앤디의 공적, 사적인 불안함과 신경과민, 정신없음이 극대화되면서 기어이 ‘보일링 포인트’에 이르러 끓어 넘쳐버리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앞으로 갈 수도, 뒤로 갈 수도 없는 바로 그 상황, 그 자리에서의 모든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일사불란하게 한 번의 테이크로 촬영한 특이점을 가지는 영화 ‘보일링 포인트’입니다.
https://tv.kakao.com/v/43015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