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이탈리안 할머니 레스토랑~ 영화 ‘논나’

문여는곰. 2025. 6. 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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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할머니들의 음식, 어울림
어린 시절 따스한 기억의 소환

논나(2025)_스티븐 크보스키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 주신 음식, 엄마가 해 주신 음식의 그 따스한 맛, 기억을 담아 낸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탈리아 ‘할머니’들의 음식과 사랑 이야기입니다.

주축이 되는 인물은 소년 시절 ‘논나‘(이탈리아어로 ’할머니‘라는 뜻)의 음식을 기억하고 있는, 그때로부터 40년이 지나 지금은 중년이 되어, 그간 모셨던 어머니를 떠나 보내게 된 조(빈스 본)입니다.

조는 어머니 상을 치른 후 직장으로 복귀하지만 곧 새로운 일을 벌이게 되는데, 그건 바로 ‘논나‘ 셰프들의 이탈리아 음식점을 개업하기로 한 것입니다.

친구의 조언을 참고해 ’저질러‘ 버린 일. 영화는 차근차근, 조가 음식점을 열기로 한 것에서부터, 한 명 한 명 할머니 셰프를 모은 일, 음식점을 허가받는 일, 개업한 후 녹록지 않은 일까지, 풀어냅니다.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 현실적이어서 마음이 가는데, 그보다 더 마음이 가는 건 ‘조‘라는 인물 자체입니다. 그의 사연, 그의 감정, 그의 생각에, 우리들의 현실과 이상이 모두 있습니다.

가족을 잃고 만드는 새로운 가족
음식과 가족, 지역을 잇는 이야기

https://youtu.be/T7QANdOQKWU?si=5OsMX-MiCVi7hNiD



조를 비롯한 ‘논나’들은 이탈리아 출신입니다. 영화는 시칠리아, 볼로냐 등 특정 이탈리아 지역 출신의 할머니 셰프 캐릭터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음식을 조명합니다. ‘지역’ 출신이라는 것때문에 싸우는 상황도 디테일하게 만들어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화합하는 장면들도 즐겁고도 따스하게 만들어집니다.

논나 셰프들은 총 네 명.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 사이에 더욱 의미 있는 대화가 펼쳐지고, 이들의 어울림이 더욱 아름답게 비쳐집니다. 무엇보다도 조가 ‘논나’들과 함께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 그의 어린 시절부터의 삶을 볼 때 필연적이었다고 느껴져, 거기에서 감동하게 됩니다.

소년 시절, 그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사랑받고 자랐고, 특히 논나와 엄마가 손수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어 왔고, 엄마를 홀로 쭉 돌보다가 이제 엄마가 돌아가신 상황에서 영화가 시작되는데, 이때 그의 상실감과 그리움, 가족에 대한 갈망, 새로운 삶에 대한 고민 등이 버무러져 나온 결과가 바로 이탈리아 논나들과 함께하는 레스토랑이었던 것입니다.

레스토랑의 모토는 역시나, 가족. 영화는 이렇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물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가족애를 나타냅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그리운 맛을 구현하는 아주 따스한 방법이, 조를 통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