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삶은 충만할거야. 영화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여기 있기에 여기 있는’, 우리를 표현
강박과 불안증 있는 인물을 조명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2024)_한나 막스

영화는 체내 미생물 생각에 사로잡혀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강박증때문에 손가락을 뜯고 손을 씻으며 밴드를 다시 붙여야만 안정을 찾는, 십 대 소녀 에이자(이사벨라 머세드)를 비춥니다.
에이자에게는 친한 친구 데이지(크리 치키노)가 있습니다. 데이지는 에이자의 어려움을 늘 이해해주며 함께합니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을 비추면서, 이들이 어울리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 모습이 참 발랄하고 생동감이 있습니다.
물론 그중 인물 에이자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데, 그 인물의 ‘강박증’이 매우 중요한,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 데 영화는 차별성을 두었습니다. 에이자의 ‘생각‘을 장면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생각이란, 체내 미생물에 대한 것입니다. 미생물이란 아주 미미한 것 같지만 사실 그게 전부여서, 나라는 존재를 체내 미생물이 장악하고야 말았으므로 나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거나, 오염되어 나는 감염병으로 죽고 말 거라는 그런 생각입니다.
이를 표현하기를, 영화는 미생물을 화면 가득 담은 장면을, 흘러가는 드라마 장면들에 순간순간 삽입했습니다. 에이자가 하는 생각은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며, 그 생각의 템포에 맞게 장면 편집을 하면서, 에이자의 심리 상태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때때로 현실에 있지만 현실에 있지 않은, 에이자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신경을 자극하는, 강박증 표현
결국 존재와 삶과 희망, 용기를 이야기

에이자 스스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는 인물 내면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긴박하게, 또 세밀하게 비춥니다. 사실 그 장면이, 보기 편한 장면은 아닙니다. 에이자가 본인에게 행하는 자극이, 감상자에게도 말초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강박증이 있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영화가 날카롭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결국 인물들의 성장 스토리를 완성합니다. 에이자는 강박증으로 인해 연애를 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성장을 하고, 데이지와의 관계도 위기를 겪지만, 서로 자극을 주고 또 용기를 주면서 한층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표현이 설득력 있는 드라마로 펼쳐집니다.
이때 영화는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하기도 합니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라는 제목 역시 대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존재’를 받치는 ‘존재’가 있고, 또 그걸 받치는 ‘존재’가 있고 또다시 어떤 ‘존재’가, 또 ‘존재’가 계속해서 있기에 (그것이 대단한 것이 아닌 어떤 거북이라고 하더라도) 즉, 에이자 엄마에 따르면 ‘여기에 있기에 여기에 있어’, ‘여기에 있기에 여기에 있어’라는, 반복되는 존재의 연속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데이지가 에이자에게 해 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너의 삶은 충만할 거야, 물론 좌절도 하고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도 하겠지만, 너는 모든 것을 누리는 삶을 살게 될 거야, 그리고 곁에는 항상 내가 있을 거야’라는 대사를 통해, 에이자에게도 감상자에게도, 직접적으로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https://youtu.be/C-2sMkO2BeI?si=tKN_73XYwlXpRg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