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셋, 부모가 되다. 영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다양한 사연 가진 인물들의 등장
인물 각각의 스토리를 펼치며, 엮으며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2007)_곤 사토시

춥고 거친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에게서 뜨거운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주요 인물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홈리스 셋. 그들이 함께하는 데서 만들어지는 관계, 그리고 그들이 공유하는 마음과 생각에서, 사람과 삶에 대한 애정이 발견됩니다.

초반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캐럴 장면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분위기를 따스하게 내는 듯하지만, 세 인물, 긴, 미유키, 하나의 상황은 아주 팍팍합니다. 세 인물 캐릭터의 어울림도 마치 그들의 상황처럼 거칠지만, 솔직하고, 그 안에 정이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인물 캐릭터가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긴은 중년 남성으로 가족을 버리고 나온 상황이고, 미유키는 여성이 되고 싶은 남성이고, 하나는 가출한 소녀입니다.

이들에게 공통으로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이 영화가 지향하는 ‘희망’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설정은, 세 인물이 ‘버려진’ 아기를 같이 발견하고, 같이 얼마간 보살핀다는 것입니다. 이 ‘아기’를 둘러싸고 사건은 또다시 벌어지고, 세 인물 각각의 사연도 또다시 펼쳐지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흘러갑니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사건, 상황들
겨울날의 따스함을 전하는 방식

한국어 제목으로는 크리스마스 시즌영화로 제격일 듯한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지만, 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어 제목은 ‘Tokyo Godfathers’입니다. 도쿄의 대부들을 주요하게 담았다는 건데, 영화는 확실히 크리스마스 느낌보다는 홈리스 세 명이 한 아이를 품으면서 부성 또는 모성 또는 인류애나 가족애를 발휘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이때 긴의 경우, 본인의 자식을 두고 나왔다는 것, 미유키의 경우,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성별이어서 그렇지 정말로 간절히 ‘엄마’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 하나의 경우, 본인이 자식으로서 부모를 등지고 나왔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러한 점을 보면, 영화가 ‘아기’를 중심에 두고 다양성 있게 캐릭터를 구성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이후 그 ‘아기’를 원하는 제삼자를 출연시키며 비틀린 모성을 표현하는 스토리를 통해, 역으로 ‘희망’을 드러내는 장면들을 만들어 낸 모습입니다.

한편 추운 겨울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캐릭터들의 모습, 그러한 더미 안에서 술을 마시면서 죽음을 맞기를 원하는, 너무나 쓸쓸한 한 인간의 모습 등, 영화는 참 비참한 상황들과 사람들을 연속적으로 비추었습니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희망을 찾아 가는 게, 이 영화인 것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따스함을 만들어 가는 홈리스 캐릭터를 비추고, 결국 그들 앞에 놓이게 되는 희망과 행운을 비춥니다. 다채로운 인물들과 그들의 사연 그리고 현재의 상황들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인간과 세상의 한기와 온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youtu.be/ARCtomP3wC4?si=iP6apXd1ootT9PrK